정치 경제

자발적 노예가 왜 이리 많은가?

녹색세상 2007. 5. 2. 23:45

이건희가 든 쇠파이프는 안 보이는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이 있다.
부당한 힘을 휘두르는 자들의 논리를 보통 사람들 스스로가

‘내면화’ 하는 것이다.
이거, 아무도 못 말린다.
그것 자체가 자신이 선택한 ‘신념’이 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면 안 된다. 왜? 국익에 위배되니까.
수출 깨나 하는 기업의 사소한(?) 잘못은 덮어 줘야 옳다.
왜? 국익에 손해가 가니까.
한미FTA를 해서 우리 제도가 미국식으로 바뀌어 복지국가는
커녕 이 나라가 약육강식 정글로 바뀌어도 찍소리 말아야 한다.
왜? 그놈의 국익에 반하니까.


박정희는 위대하다.
그가 죽은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그가 길들여 놓은

자발적 노예의 후손이 이토록 많지 않은가?
각 국민의 권리를 제대로 챙겨 주는 것이 진짜 국익이지
소수 기득권자의 이익을 위해 다수를 짓밟는 건 ‘국익’을 가장한

기만에 불과한 거다.
말끝마다 국익을 외치는 자, 100퍼센트 사기꾼이라 보면 정확하다.


잘못된 정보에 세뇌된 군중은
아직도 이건희가 이 나라의 구세주인 줄 안다.
제 이익을 위하여 정치인, 법조인, 관료, 언론인 대다수를
쥐락펴락 매수하여 이 땅의 기본 질서를 농락하는 자를,
이 나라 사람들은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러한 무소불위의 삼성이 정말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가?
‘삼성이 그렇게 잘나간다는데 왜 우리 경제는 이 모양인가’에 대한
기초적인 답도 못하는 찌질이들이 특히 이건희를 칭송한다.
수령님 덕에 우리가 밥을 먹는다는, 허구에 기초한 신앙을 안고 사는
북한 인민들과 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체 뭐가 다른가?


한화의 김승연이 사람을 팼다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재벌 회장이 직접 쇠파이프 정도는 들어야
쬐끔 관심을 보인다.
그것도 말초적인 수준으로, 별 사회적 인식 없이, 그저 흥미거리의
하나로....
심지어 ‘회장님 힘내세요’ 수준의 인식도 많다.
별 희한한 논리를 개발하여 김승연 편을 못 들어 안달인 인간도 있다.
북창동 깡패 새끼들 패준 우리 회장님을 왜 못살게 하냐는 거다.


당신들은 현재도 진행 중인 ‘시사저널 사태’를 아는가?
김승연은 직접 손에 쇠파이프를 들었지만 이건희는 손도 안대고
시사저널 기자들을 땅에 파묻었다.

 

 ▲사상 최초로 삼성 본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하는 시사저널 조합원들


단지 삼성에 불리한 기사 두 쪽 썼다는 이유로
시사저널의 양심적 기자들은 모조리 회사에서 아웃 상태가 된 거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일이 대명천지에 다시 재연되고 있다.


생각해 보라, 대체 어느 쪽이 더 무서운 일인가?
이 사회는 자본독재 국가인가?
이러한 사태가 의미하는 바가 대체 무엇인지 알기나 하는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과거의 독재자들은 이렇게 떠들었다.
‘북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 ‘금강산에 댐을 만든다.’


어디서 보고 배웠는지 자신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질 때 마다
21세기의 독재자 이건희는 이렇게 외친다.
‘위기다. 10년 후에, 아니 당장 5년 후에 뭘 먹고살지 걱정해야 한’'
참 비슷한 협박 아닌가? 내가 대자보를 보고 있는 건가?


위대하신 재벌회장님께서 직접 폭력 정도는 써야 겨우 관심을 갖는 사람들아.
손도 안대고 저지르는 최악의 폭력엔 관심도 없나?

 

 ▲한화 김승연 회장실을 압수수색하러 가는 경찰

 

재벌과 자본에 대한 견제를 못하는 사회는
그 내부에서 붕괴될 수밖에 없다.
미안하지만, 견제를 받지 않으면 그 재벌도 망한다.
시사저널의 입을 틀어막는 삼성, 그걸 멀거니 바라보며

아무 생각도 없는 우리 사회..... 
김승연의 폭행만이 폭행인 줄 아는 단세포 두뇌를 가진 사람들....


두렵다, 자발적 노예가 득시글거리는 이 사회가.
재벌을 제대로 견제해야 오히려 경제가 살아나고 이 땅이
사람 살만한 곳이 된다는 초보적 진실도 모르는 이 사람들이.....

 (다음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