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예수천당 불신지옥’? 그런 교회 가지 마라

녹색세상 2007. 3. 24. 23:02

심리학적으로 본 ‘나쁜 개신교’의 기준..... 잘못 된 신앙은 불안과 공포만 낳는다
 

  종교란 원래 사람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건전한 신앙생활은, 심리학적으로도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 종교가 사람들에게 진지한 자기성찰을 요구함으로써 정직하고 바른 삶을 살도록 도와주고 궁극적으로는 마음의 평화를 주기 때문이다.


  예수의 숭고한 발자취를 따라 민중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헌신했던 훌륭한 기독교인들은 심리적으로도 매우 건강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또한 그러한 성인들의 삶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심리적 치유효과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잘못된 신앙생활은 정신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심각하게 해칠 수도 있다. 종교에 미쳐 가정을 돌보지 않거나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 폐쇄적인 아집과 독단에 빠지는 것, 심하게는 종교적 이유로 집단자살을 하거나 타인을 공격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부시가 이라크를 침략하면서 그 전쟁을 "십자군 전쟁"이라고 말한 것도 이에 해당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건강을 해치는 나쁜 개신교를 감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기준 ①-‘예수천당 불신지옥’] 공갈 협박하는 ‘약장수’ 피하라

 

첫째,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교회를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이것은, 안타깝게도 많은 교회들의 기본 전도방법 중 하나이다.)


  우리 아들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에 나타난 어떤 전도사는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장군 같이 훌륭한 분들도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모두 지옥에 갔습니다, 여러분들도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게 됩니다”고 말했다.


  이런 말은 “이 약을 사먹지 않으면 여러분들은 암에 걸려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 번씩 나한테 와서 약을 사먹으면 절대로 암에 걸리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넓은 의미로 볼 때 공갈 협박죄에 해당된다. 사후세계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성실하게 살아가던 사람에게 “아무리 네가 착하게 살더라도 지옥에 갈 것이다”고 말하며, 몸이 건강한 사람에게 “내가 파는 약을 먹지 않으면 암에 걸려 죽을 것이다”고 말하는 것은 불안과 공포를 안겨주는 협박이기 때문이다.


지옥 무서워 하나님 믿으면, 죽을 때까지 불안과 공포 죄의식 겪는다.


  지옥에 가는 것이 무서워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이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천주교나 불교를 믿어야 천당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신앙생활만 하면 내가 정말로 천당에 갈까’라는 의문이 뿌리깊이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은 대개 죽는 순간까지 해소되지 않는다. 이 같은 불안과 공포는 하나님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을 낳고, 점점 더 폐쇄적이고 극단적인 신앙생활로 빠져들게 만든다. 눈과 귀를 꼭 막은 채 다른 종교를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구입한 ‘천당행 티켓’이 ‘짝퉁’일지도 모른다는 강박적인 불안심리가 깔려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지옥에 가는 것이 두려워 하나님을 믿는 것은 정신건강에 지극히 해롭다. 특히 어릴 때 이러한 말을 들을 경우 커다란 심리적 충격을 경험할 수 있고, 정서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 또한 천당에 가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이기심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죄의식에 시달리게 된다.


  한국에 개신교가 전파되기 전에 살아왔던 조상님들과 개신교를 믿지 않는 수많은 인류가 모두 다 지옥행인 셈인데, ‘나만 천당에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신앙생활이 심화되면 무의식에는 죄의식이 차곡차곡 쌓여가게 된다. 이로 인한 정신적 혼란은 회피할 수가 없다.


나쁜 짓 한 개신교인도 받아준다면, 그런 천당 갈 필요 없다.

 

 ▲ 지난 2004년,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에 항의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신자 1000여명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렇다면 ‘죽은 뒤에 지옥에 가게 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어렵게 생각하면 끝도 없이 어려운 문제이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비교적 쉬운 답이 나온다. 만약 하나님이 존재하며 그 분이 모든 인류를 차별 없이 사랑하시는 자애롭고 정의로운 신이라면,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 바르고 정직하게 살면 교회에 나가든 안 나가든 천당에 가게 될 것이니까.


반대로 만일 하나님이 나쁜 짓을 많이 한 개신교인은 천당에 받아주지만 평생 착한 일만 한 불교인을 지옥에 보내는 그런 불공정하고 편협한 신이라면, 그런 신이 만든 천당에는 갈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런 천당은 분명히 좋은 곳이 아닐 테니까. 그러나 성서를 볼 때 하나님은 불공정하고 편협한 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마태복음에서 예수는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5:44-48)”라고 하셨다. 신자들의 오해와 불안감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기 위해, 천주교처럼 “천주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고, 갈라진 교회를 통해서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60년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같은 선언을 하면 매우 좋을 것이다.


[기준②-‘신앙으로 만사형통’] 하나님은 당신의 해결사가 아니다.

 

 ▲ 개신교내 보수단체인 한기총과 극우단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수호 국민대회'가 지난 2004년 10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렸다.

 

둘째, “하나님만 믿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된다”고 선전하는 교회도 피해야 한다. 다음은 수천 명의 교인을 거느린 대형교회의 담임목사가 2006년 겨울에 했던 설교 중 일부분이다.


“하나님을 믿으면 부부간의 불화도 해결된다. 그리고 아이들도 다 잘 크며, 사업도 번창하게 된다. 이렇게 하나님만 믿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 된다....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국기에 넣은 나라들은 다 잘 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그 목사는 잠시 머뭇거렸다. 아마도 미국 국기에는 십자가가 없다는 것이 생각났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물론 국기에 별이 들어있는 나라들도 잘 산다. (그러나 북한 중국 쿠바, 그리고 이슬람 나라들의 국기에도 별은 그려져 있다.)”


  이렇게 하나님의 전지전능한 힘을 두려워하고 숭배하여 의존하려는 신앙심은 ‘사대주의적 신관’에 기초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지전능한 하나님에게 의존할수록 자신은 점점 ‘더 자신감 없는 무능력한 존재’로 전락된다. 신에 대한 의존성이 너무 심해지면,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한 기도 이외에는 아무 것도 믿지 않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정신과 치료가 가장 어렵다. 하나님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중병이 든 사람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안수기도만 해서 죽이는 경우, 아이가 심리적 문제로 인해 소년원에 갈 위기에 처했는데도 부모들은 ‘오, 주여’만 외침으로써 아이를 완전히 망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하나님에게 기도만 하면 모든 것을 해결해주실 것’이라며 기도만 하는 사대주의 신앙생활은 사람들을 의존성 인격장애 환자(자신감과 독립심이 결여되어 힘센 대상에 의존함으로써만 심리적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더욱 더 심하게 하나님에게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자기의 일은 알아서 하자, 하나님은 더 큰 일 하시도록


  그러나 하나님은 “저 친구가 미워요, 좀 때려주세요”라든가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도 좋으니까) 저를 부자로 만들어주세요”라는 등의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청탁이나 들어주는 해결사는 절대 아니다. ‘자기 앞가림을 못하고 남에게 의존하는 것’은,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직도 어린아이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정신적 미성숙 때문이다.


  성인이 되면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고 하나님은 더 큰 역사에 전념하실 수 있게 힘을 보태드려야지, 정신적 미성숙아의 뒤치닥거리나 해야 하도록 요구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보수 개신교집단이 친미사대주의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도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신에 대한 사대주의나 친미사대주의나 똑같은 심리적 기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힘센 대상에 대한 의존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하려는 ‘사대주의적 신관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기독교를 전파해주고 공산주의로부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준 미국을 맹목적으로 숭배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들의 반기독교적이며 반민족적 반민중적인 행동으로 인해 죄의식과 공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심리적으로 보든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보든, 한국의 보수 기독교집단은 사대주의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에서도 절대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에 기대고 미국에 기대 불안감 해소하려는 보수 개신교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올바른 신앙생활은 사람들을 심리적으로도 건강하게 하지만 나쁜 개신교는 사람들의 심리적 건강성을 파괴하는 매우 해로운 역할을 한다. 잘못된 신앙생활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의 평화가 아니라 혼란을 야기한다. 자기를 성찰하는 대신 남 탓을 하게 만든다. 바르고 정직한 생활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생활로 사람들을 이끌어간다.


  따라서 정신건강을 해치는 나쁜 개신교를 피하고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본연의 신앙생활로 돌아가야만 심리적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는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너희는 참으로 내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요한 8:31~32)”고 하셨다. 작년의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년간 천주교는 74.4%, 불교는 3.9%씩 신도가 증가했지만 개신교는 오히려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겨레>, 2006년 11월 28일) 만일 보수개신교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러한 신도수의 감소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디 한국의 개신교가 하루빨리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태복음 11:28~29)”라는 예수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심리적으로도 건강하게 해주는 종교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김태형/새뜰심리상담소)

 

 ▲ 지난 2004년 4월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살리기 국민운동본부 구국 목회자회'소속 개신교인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부활절 비상 구국기도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