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대표의 개성 방문에서 북쪽에서 손님을 대접하려는 과정에서 잠시 춤을 춘 것을 가지고 말이 많아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성공단의 중요성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몇 자 적으려 한다. 오래 전으로 기억한다. 섬유를 하는 고종 형님이 ‘개성에 공장을 지어야겠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다. 이 양반이 민족화해에 대한 관점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개성공단에 투자하는 게 중국에 투자하는 것 보다 더 안전하다’고 하니 나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모든 투자 조건이 중국보다 ‘개성공단이 너무 좋다’는 형님의 말에 나는 귀가 솔깃해 많은 것을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나와는 두 살 밖에 차이나지 않은 내외종간이라 누구보다 친한 사이다. 술이 떡이 되어 내게 뭐라고 해도 비밀만은 지켜주기에 참 좋아한다. 민족 문제에 대한 관점이나 ‘조국통일’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이 전혀 아님은 물론이다. 그냥 자기가 하는 섬유업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업가일 뿐이다. 그런 단순한 사람이 ‘개성공단의 투자 조건이 너무 좋다’고 하니 입이 벌어질 수밖에. 미국의 방해 때문에 개성에 공장 짓는 게 지연되어 불만이 많다고 했다. 이런 형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의아해 ‘미국의 방해 때문에 살기 힘든 게 실감이 나느냐’고 물었더니 “동생의 말에 진작 귀 기울이지 않은 것이 후회 된다”고 했다.
미국의 방해 때문에 공장 설립이 지연된 것에 대해 얼마나 화를 내는지 모른다. “남의 장사를 방해하는 놈들”이라고. 민족이 뭔지 계급이 뭔지 전혀 모르는 양반이 이런 말을 하니 나로서는 그저 당황할 뿐이다. 서로가 잘 살기를 바라는 것뿐인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바램을 미제국주의는 무참히 꺾어 버렸다. 우린 오손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지 싸우며 살고 싶지 않다. 우리들의 이러한 소박한 소망을 꺽지 마라. 이런 소망을 꺾는 무리가 있다면 결단코 용서할 수 없다. 왜냐고, 그것은 우리들의 즐거움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리기에. 손님을 맞이하려는데 억지로 응한 것을 '춤판, 추태사고' 운운 한다는 것은 너무 졸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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