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밑천 드러난 안철수와 정계 개편은?

녹색세상 2013. 3. 13. 15:30

“국민들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원할 것이다.”


82일 만에 귀국한 12일 오전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선언 후 첫 행보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그간 자신이 정리한 걸 뱉은 말이다. 안철수가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 병에 출마를 선언하고 이사도 마쳤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이렇게 하는 건 ‘동네 가게를 빼앗으려고 재벌이 뛰어든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 걸 보면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노회찬은 부인인 김지선 씨를 출마시키면서 탈환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나 안철수와 경선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에 진보정당의당이 함께 한다는 시나리오가 나돌았는데 전혀 근거없는 예측이 아니라 본다. 의원직이 날아간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노회찬으로서는 안철수와 손잡는 것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사민주의’를 거론한지 얼마 되지 않아 통합의 걸림돌이라 찍힌 유시민이 정계은퇴까지 선언했으니 힘이 실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통이 없는 노회찬의 처지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진보신당의 통합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려 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유시민이 없다 해도 참여계가 절대 다수인 진정당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당연하다. 거기에다 당 쇄신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일부까지 끌어 들이면 금상첨화다. 통합 논의를 무리하게 밀어 붙인 건 노심의 대통령선거 기획 때문이었는데 탈환할 절호의 기회가 또 온다고 볼 수 있다.


노회한 정치인인 심상정이나 노회찬으로서는 경험이 없는 안철수를 상대로 하는 건 여간 좋은 각본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가 좀 느긋하게 지켜보면서 서울 노원이 아닌 부산에 뛰어 들어 승부를 건다면 그야말로 진검승부로 ‘안철수 효과가 거품이 아니라 실체’임을 증명할 수 있는데 편한 길을 가는 걸 보니 큰 인물이 아님에 분명하다. 패배한다면 안철수는 영원히 철수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이겨도 그리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사진: 오마이뉴스)

 

덧 글: 대통령 출마가 아닌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데 국립묘지 참배하는 건 과도한 연출 같아 보인다. 누가 조언한 것인지 모르지만 안철수의 정치 감각을 엿 볼 수 있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