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노회찬의 사민주의와 유시민 은퇴는?

녹색세상 2013. 2. 23. 12:33

 

설 전에 노회찬 씨가 사민주의를 들고 나왔다. 김정진은 민주노동당 시절의 어지간한 정책이 사민주의라며 한 방에 정리해 버렸다. 유럽의 사민주의는 러시아에서 불어 닥친 혁명의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기득권 세력이 내 놓은 타협의 산물이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말한 건 온통 사민주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사민주의라도 제대로 해 보면 원이 없겠다는 활동가들이 많은 게 사실 아닌가?

 

노회찬이 사민주의를 들고 나오는 건 참여계에 대한 압박임과 동시에 이를 볼모로 진보신당을 흔들어보겠다는 저의가 있는 것 같다. 지금 진보정의당은 참여계가 압도적으로 많다. 팔다리가 전혀 없는 노심의 처지에서 전혀 손해 볼 게 없을 뿐만 아니라 숨통이 트이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수도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활동가는 통합파와 통합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은 하나로 쪽이란 걸 감안하면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대표단 선거에서 녹자파였던 녹색사회주의연대 핵심부가 손을 잡은 것은 이런 우려를 떨쳐 버릴 수 없다. 사정이 이러니 또 우리를 팔아먹는 건 아닌가라며 우려하는 당원들이 김현우와 금민 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그게 절반이 훨씬 넘는 걸 감안하면 진정당과 통합 문제를 그리 쉽게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 본다.

 

진보란 간판을 내건 동네의 지지율은 최악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 역시 힘들 거라는 건 상식이다. 이 때 뭔가 돌파전략이 있어야 한다. 사민주의와도 동거할 수 없는 참여계와 과감히 결별하고, 인천연합·국민파·중앙파·진보신당이힘을 모은다면 어떨까? 정치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지만 명색이 진보정치의 탈을 쓰고 있는 집단이라면 이럴 때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진보신당 내부에 그런 원칙이 굳게 서 있을 때 협상을 시도해 볼 수 있지 단순히 표로 달려든다면 또 상처만 주는 정도가 아니라 잡아먹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정확히 실체를 드러내진 않았으나 정파를 표방하는 진보정치포럼이나 녹색사회주의연대가 구심을 형성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홍세화 대표 때부터 선거 시기 개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임이상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설이 지나자 노회찬의 국회 의원직이 날아가고, 정당 제조전문가인 유시민 씨가 정계은퇴를 선언해 통합의 걸림돌이 제거 되었다며 더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때 진보신당의 독자파는 대안을 내 놓아야 하고,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수세가 아닌 공세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또 상처만 받는다. 정계개편이라 이름의 새로운 회오리바람이 어떻게 몰아칠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