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당선된 정진우 동지에게

녹색세상 2013. 2. 2. 12:27

 

정진우 동지가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밀린 빚 갈이를 어떻게 하느냐 머리 싸매고 있었는데 이제야 청산했으니 편하네요. 연말 부대표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힘 닿는데까지 돕겠다’고 했지만 경선이 아니니 정말 편했습니다. 그런데 “이해림 씨가 일반명부로 출마해 경선인데다 당원 추천이 부족합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바짝 긴장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군요.

 


부랴부랴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이런저런 인연으로 알게 된 지역의 당원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몇 시간 사이에 20여 명의 동지들이 흔쾌히 정진우 후보 추천을 해 주셨죠. 그 중에는 몇 년 만에 당 홈페이지에 접속한 분들도 있어 몸으로 뛰는 활동가 정진우에 대한 믿음이 우리 당원들에게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앙당에 3년 넘게 상근을 하고, 사무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선거운동본부 조차 꾸리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낙선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전남 유세 갔을 때 추천한 당원이 인사를 하더라’는 말을 듣고는 조금 힘이 났고, 어떤 당원들은 ‘힘들게 혼자 선거 치르게 해서 미안하다’며 교통비를 지원해 주시기도 해 ‘기운 난다’는 말을 들었지만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남의 선거 때문에 경남과 전남북, 충청도까지 전국적으로 전화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선거 기간 중에 ‘모든 대표단 후보는 희망버스에서 만나자’는 제안까지 해 더 가슴을 조아리게 얄밉더군요. 전국위원 경선인 김선아 동지도 같이 희망버스를 타 ‘이 양반들이 선거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조직이나 모든 면에 열세인 정진우 동지를 부대표에 당선시킨 것은 ‘희망버스를 계속 이어가라’는 당원들의 준엄한 명령이라 믿고, 정 동지는 ‘그에 응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습니다.

 

 

정 동지, 아니 정 부대표.

선거 기간 동안 지역을 다니면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겁니다. 그런 지역의 소리를 당 정책에 반영해 우리 내부의 지역 차별을 빨리 해소했으면 좋겠습니다. 봄이 되면 겨우내 조직정비를 한 진정당이 작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결과를 들이대며 ‘내년 지방선거에 살아남아야 하지 않느냐’며 우릴 또 흔들어 댈 거라는 건 너무 뻔한 일이죠.


우리가 가진 신념이나 철학이 아무리 소중하다 하지만 조직이 사라져 버리는 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단 한 마디의 사과와 단 한 줄의 반성도 하지 않는 자들이 생존을 빌미로 우리를 겁박하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투쟁의 현장에서 몸 사리지 않고 싸우는 정진우 동지가 당 내에서 이 문제에 관한한 분명한 원칙을 지키리란 믿음을 당원들은 갖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1년 앞으로 다가 온 지방선거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토론 과정을 거친 후 대표단이 모범적으로 몸을 던진다면 함께 할 당원들이 결코 적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려면 수도권에서만 머물지 말고 지역을 다니면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과 새누리당의 아성인 영남 지역 동지들이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활동하는 현장을 꼭 봐야 합니다.


원주에서 마지막 유세를 마치고 뒤풀이 후 후보들이 평택으로 가고, 선거 결과가 발표나기 전 조마조마 할 텐데 한진중공업으로 달려간 정 동지를 보고 많은 당원들은 ‘저런 후보를 찍어 기쁘다’고 느낄 겁니다. 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투쟁의 현장에 자주 못가지만 탈핵싸움만은 빠지지 않겠습니다. 수입이 조금 나은 내가 막걸리 한 잔 살 테니 좋은 곳 잘 봐두시오. 이 때만은 선배 독재를 좀 할 테니 말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