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죄송합니다’고 하면 안 되는가?

녹색세상 2012. 11. 8. 14:49

 

환절기면 앓는 코목 감기에다 자고 나면 눈꼽이 끼고 엉덩이에 두드러기가 생겨 주치의사인 후배를 찾아갔습니다. 복합 증상일 때는 의사들이 귀찮아 하니 여러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게 주치의사가 있으면 불편을 들 수 있어 좋죠. 그렇지 않으면 이비인후과안과피부과를 다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 후배 덕분에 저는 어지간한 건 한 곳에서 다 처리하는 특권을 누립니다.

 

 

감기만 걸리면 코와 목이 불편한 형님의 증상 때문에 눈도 같이 아픈 것이라며 별 거 아니니 안과 안 가도 된다두드러기는 정확히 원인을 알 수 없지만 환경이나 음식과 연관이 있는데 잠복되어 있다 나타날 수 있으니 조금 덜하면 뒀다가 나중에 먹으면 된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그러고 보니 지난 일주일 동안 결재 문제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자금 여력이 없으면 사업을 하지 말든지, 솔직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거래처를 만나 고생했더니 잠복해 있던 게 두드러기란 알레르기 반응으로 몸이 표현을 한 것이죠. 처방전을 갖고 약을 사러 갔더니 경리 직원이 지난 번에 제가 계산을 잘못해 돈을 더 받아서 죄송하다1500원을 돌려주기에 사람이 실수할 수 있다. 너무 완벽하면 재미없다며 편하게 말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에게 누가 욕을 할 것이며 고함을 지르겠습니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오리발 내미는 인간들이 잘못이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에 사람은 때로는 조급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잘못을 빨리 인정하는 사람에게 욕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잘못했다고 털어 놓는 사람을 나무란다면 오히려 꾸지람을 듣죠. 그런데 잘못을 저질러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도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람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저는 봅니다.

 

김순자 지부장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 회견이라는 돌발 사건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개인의 피선거권은 당연히 보장해야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대통령 출마는 당의 전 조직을 동원해야 하는 일인데 아무런 상의도 없이 저질러 시끄러운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탈당 후 대통령 출마라는 조직의 결정과 완전히 어긋나는 짓을 저질러 놓고도 이건 조직을 위한 길이라며 독야청청하는 걸로 착각하는 건 오만의 극치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을 제대로 세우는데 전념하기에도 시간은 모자랍니다. 김순자 당원 대통령 출마와 관련된 분들이 정말 조직을 걱정하고, ‘새로운 좌파 정당 건설을 원한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간다면 더 많은 동지들에게 더 큰 생채기를 내고 맙니다. 이번 일을 기화로 노심이 얼마나 흔들어 댈지 걱정입니다. 곳곳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걸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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