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용산학살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오후 영화를 관람한 뒤 함께 자리한 이 영화제작자인 조광희 변호사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이야기다. 차분하게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관람 평을 남겼다고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이 5일 밝혔다. 곱게 자라서 그런지 50대의 남자가 영화를 보고 고통스러워 할 수 있다는 건 감성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안철수의 입장에서는 이런 영화 한편 관람이 매우 고통스러울지 모르나 이는 영화가 아니라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국민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철수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지인들의 말’도 아닌 ‘국민의 의견을 듣는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구국의 결단이라도 한 사람처럼 고뇌에 찬 소명의식을 똘똘 뭉쳐있지 않고는 이런 말이 나올 수 없다. 이런 안철수가 하는 걸 보면 정말 오만방자의 극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몇 일 전 안산 반월공단 내 자동차 부품업체 SJM 공장에서 컨택터스란 이름의 경비보안업체가 살인적인 폭력을 휘둘러 무려 40여 명의 노동자들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걸 안철수는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재능교육의 노동자들이 사업주가 고용한 용역들에게 온갖 성희롱과 죽음의 공포를 느끼면서 농성하고 있다는 걸 들어는 봤는지 모르겠다. 안철수 교수가 말한 ‘매우 고통스러운 이야기’는 결코 영화가 아니라 지금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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