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세습 비판도 못 하는 게 진보정당인가?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경향신문>이 북한의 3대 세습을 수용하는 듯한 민노당의 태도를 비판한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 법정의 검사 논리”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8일 자신의 블로그에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한마디만 해 보라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판단이자 선택”이라며 “이것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면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북한의 3대 세습을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침묵하고 있느냐’는 말을 비난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정희 대표야 말로 뭔가 잘못 알고 있다. 21세기 민주국가에서 비판도 못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더 큰 문제 아닌가? 북한 세습에 ‘말하지 않는 것이 이정희와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며 선택’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당사자들이 선택한 것을 굳이 왈가왈부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판에는 성역이 없다. 어떤 체제와 조직도 비판을 할 수 있어야 나날이 진보한다.
바로 이 지점이 진보대연합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버지 잘 만나 최고 권력자가 되는 사회라면 누가 인정하고 납득할 수 있겠는가? “아버지가 총 권력자라고 해서 그 아들이 권력을 물려받고 또 아들이 3대째 최고 권력을 이어가는 현상이 한반도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뿐만 아니라 삼성재벌도 이병철-이건희-이재용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는 조승수 의원의 민주노동당을 향한 질문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김정은 세습 침묵은 3대주주들의 작품인가?
아버지 덕분에 서른도 안 된 청년이 어떤 절차도 없이 권력의 중심에 선다는 건 세습으로 한국사회를 마음대로 주물럭거리는 삼성과 흡사하다는 게 상식을 가진 시민들의 정서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문제를 거론하던 하지 않던 그것은 민주노동당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정말 진보정당이라면서 침묵하는 것은 매우 비겁한 정치적인 행위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케케묵은 민주연합을 들고 나와 지방선거에서 진보의 가치를 실종시키고 이젠 북한 문제마저 침묵한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에서 경향신문 불매운동을 한다는 소식은 시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짓이란 걸 알아야 한다. 이정희 대표에게 솔직히 묻자. 상식을 가진 민주노동당원의 견해인가, 아니면 3대주주인 경기동부연합ㆍ광주전남연합ㆍ울산연합 골목대장들의 작품인가? 입 다물고 오리발 내민다고 해서 일반시민들이 모르는 게 아니라 이미 다 알고 지켜보고 있다. 대중들의 정서와 이해수준을 업신여기면 그만큼 부메랑이 되어 돌아간다는 것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평화와 화해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임무”라고 한 이정희 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법정의 논리가 일부 변형되어 진보 언론 안에도 스며들어 온 것이 안타깝다”는 말에는 의문부호를 달지 않을 수 없다.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당선된 이명박 정권도 하야시키자는 마당에 북한에 대해 비판도 못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북한과 남한은 남이 아닌 함께할 동반자이기에 하는 말이다.
덧 글: 북한의 3대째 권력 세습에 대해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는 자는 한반도 공동체의 일원인 북한을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하기에 잘못한 것에 대해 비판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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