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해운대와 모든 고층아파트는 화재에 위험하다.

녹색세상 2010. 10. 3. 17:17

고층아파트 화재는 이미 예견된 사고


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 화재가 발생했다. 이미 예고된 사고가 해운대에서 일어났을 뿐이다. 강풍이 불면 바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바닷가에 건축 허가를 내 준 것부터 잘못이다. 태풍 매미가 불어 닥쳤을 때 낙동강 하구에서 바다가 바로 보이는 아파트의 고층은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 많은 피해가 발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구경하고 즐겨야 할 해운대 바다를 돈 많은 소수가 독점하며 살도록 건물을 짓도록 해 준 것은 건설자본과 건축허가권자인 지방 정부가 결탁했기 때문이다.

 


미관에 좋다고 외벽을 콘크리트로 놔두지 않고 알루미늄 패널 등으로 치장을 해 불이 순식간에 38층으로 타 올라갔다. 바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세게 불었다면 헬기를 이용한 화재진압 조차 불가능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헬기로 화재진압을 하려던 중 옥상으로 대피한 주민들을 발견한 기장이 상황본부로 무전을 날려 인명 구조 작전부터 먼저 펼쳤기 때문이다. 훈련이 잘 되었고 경험이 풍부한 기장의 민첩한 상황 판단 덕분이다.


옥상 위의 작은 헬기 착륙장으로 목숨을 걸고 뛰어 내려 인명 구조작전을 한 119구조대원들의 노고 덕분임은 물론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고가사다리차는 높이가 52미터이다. 더 높일 수 있지만 소방대원들의 안전 때문에 불가능하다. 아파트 층간 높이를 2.7미터로 계산하면 18층 정도 된다. 이번에 화재가 난 주상복합아파트 같은 구조의 경우 15층 정도 밖에 올라가지 못한다. 스프링쿨러가 바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었음에도 화재로 인해 생명을 잃은 사람이 없어 천만다행이다.

 


고층아파트 유행은 언론과 건설자본의 장난질


그러나 아파트가 오래되면 작동된다는 보장이 없다. 동생이 건축공학을 전공해 첫 산재사고를 당했을 때 개인지도를 많이 받았다. 건축공학개론부터 현장의 시공과 감리 경험을 통해 쌓은 사례도 많이 배웠다. 건축공학 비전공자가 이 정도로 아는 것은 모두 동생 덕분이다. 무엇보다 잊혀 지지 않는 것은 유럽의 경우 1970년대부터 아파트를 중ㆍ저층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고층으로 짓는 이유를 건설자본은 ‘땅이 좁은 나라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거짓말이다.

 


고층으로 지으면 일조권 때문에 거리를 멀리 할 수밖에 없음에도 자꾸만 우려먹는다. 모든 구조물의 시공은 기초공사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조금만 보강을 해주면 고층으로 올리니 돈 벌이가 쉽다. 그러면 답은 초등학생도 안다. 우리나라 보다 보다 인구밀도가 높은 네덜란드도 고층아파트를 짓지 않는다. 고층아파트가 흉물처럼 전락할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막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부자들이 아파트에 사는 나라는 없다.


독일이 통일된 후 동독지역의 썰렁한 고층아파트 처리 문제가 대두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였으니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으로 고층아파트를 지었다. 통일 후 빈집이 많아 거주하기 불편해지자 고안한 게 아파트를 중저층으로 반 토막 내는 공사였다. 부수고 새로 짓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채택한 방식이다. 고층에 살면 부부싸움 횟수도 잦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발표되었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발육에 지장 있는 등 많은 문제가 있다.


국내법은 엉성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건설관련법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게 너무 많다. 무엇보다 안전과 재난관련법은 엉터리다. 노무현 정권 말기 산업재해관련법을 개악한 후 안전은 더 멀어졌다. 그 피해는 건설노동자들과 시공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싱가폴은 고층아파트에 5~6층 마다 옆 동과 연결된 대피 시설이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그곳에 피한다. 스프링쿨러가 작동해 고열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을 철저히 한다. 우린 언제 그런 날이 올지 눈앞이 캄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