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론은 회색빛, 영원한 것은 생명
‘모든 생명은 회색빛이요 오직 영원한 것은 저 푸른 나무의 생명력’이라고 칼 막스는 말했다. 생명의 소중함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이는 논리와 치열한 논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30대 중반 후부터 80킬로그램 이하로 내려가 본적이 없는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채식으로 식생활을 바꾼 지 3년 가까이 되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젠 몸에 배어 기름진 고기를 먹으면 바로 반응이 와 화장실로 가야 한다.
4대강 삽질로 채소경작지 25퍼센트 가량이 사라지고, 추석을 앞두고 태풍까지 불어 닥치자 채소 값은 폭등했다. 식당에 가면 채소를 거의 내 놓지 않는다. 가격이 비싼 생활협동조합의 채소가 시장보다 싼 기이한 현상마저 벌어졌다. 생협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생산비를 감안해 매년 가격을 정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만 변동이 거의 없다. 아무리 채소 값이 비싸도 이런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어 서울 가락동의 큰 손들이 장난질을 쳤음은 물론이다. 돈벌이만 된다면 어떤 짓이라도 하는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적인 작태다. 산지의 가격은 그리 많이 오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유통과정에서 사단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의 주부들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뛴 채소를 사는데 주저하고 있을 정도인데 난 올해 거의 채소를 먹고 살았다. 체중이 확 준 이유는 채식 위주로 한 식단 때문이다. 무식할 정도로 상추와 깻잎을 끼니마다 먹었다.
육식은 생명을 죽이지만 채식은 살린다
거기에다 기름진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차 없이 자전거로 사니 체중이 주는 것은 당연하다. 남들은 다 갖고 있는 차가 없으니 자전거를 타지 않을 수 없어 운동은 자동적으로 하게 된다. 가을에 먹을 것은 마당에 심어 놓아 일부는 따 먹고 있고, 시기를 조절하기 위해 모종을 넣은 것은 싹이 나오는 것도 있다. 산골에 와 있는 덕분에 누리는 호사다. 작은 비닐하우스만 하나 짓거나 일부를 빌리면 겨우 내내 반찬 걱정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 체중을 줄이기 전의 얼굴이다. 동문산악회에서 김천 수도산 산행을 갔을 때 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이다. 수도산은 거창과 가야산으로도 이어진다.
격렬한 운동을 좋아해 양쪽 무릎연골 수술을 하고 재활치료를 했다. 그럼에도 체중이 많이 나가자 주치의사가 ‘비싼 돈 들여 재활치료 해도 소용없으니 체중을 조절하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한의사인 후배가 심장 수술을 두 번 하고 채식으로 완전히 바꾸었다는 말을 들었다. 채식을 하니 ‘몸이 청아하다’기에 다시는 수술대에 오르기 싫어 그냥 따라서 했다. 먹는 양을 줄이니 금단증상이 오는데 그 고비만 넘기니 자연스레 문제가 풀려 고등학교 시절의 몸으로 돌아갔다.
갑자기 체중이 준 것을 본 친구들은 ‘너무 말랐다’는 말을 하더니 ‘30년 만에 돌아온 몸’이라고 하자 부러워했다. 어떤 친구들은 ‘저 인간 정말 독종’이라고도 한다. 30년 전의 체중을 찾은 것은 순전히 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나이 들면 여기저지가 아픈데 대부분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운동부족에서 오는 병이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없는데 사고를 많이 겪은 내 눈에 다른 것이 들어올 리 만무하다. 채식을 해 체중을 줄인 후 몸이 가볍고 맑다는 것을 확연히 느낀다.
2008년 광우병 정국을 넘기면서 소와 돼지를 키우는 환경이 너무 잔인하다는 것을 알고 보니 육식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거기에다 우연히 한 다리 걸친 대구의 심장부요 허파인 앞산터널 반대 싸움을 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영향도 크다. 환경 지키는 싸움의 상징인 ‘나무 위 농성’을 하기로 한 사람이 못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대타로 하면서 이름 모를 뭇 생명도 인간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데 죽이는 것은 잔인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덧 글: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베란다에 작은 밭을 만들면 상추와 고추, 깻잎과 가지 정도는 충분히 자급할 수 있다. 모두 그냥 두어도 잘 자라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키울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습기를 제거해 비료로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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