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캐나다 토론토에서 날아 온 설교 한 편

녹색세상 2010. 9. 10. 14:57

캐나다 토론토 한인교회 목사가 보낸 설교


난데없이 페이스북에서 친구 녀석이 나를 찜했다는 이메일이 왔다. 하도 목사 티를 내 “난 너희 교회 교인이 아니다. 설교는 교회가서 하라”고 한 방 날렸더니 한 동안 연락이 끊겼다. 캐나다 간지 15년 가까이 되는데 가끔 사업 차 올 때 마다 엄청난 정서적인 차이를 느낀다. 유학원을 하는데 굳이 ‘한국문화원’이라고 하고, 사업 차 오면서 ‘선교활동으로 온다’고 하니 뭔가를 감추는 것 같아 싫다. ‘타지에서 먹고 살려니 보통이 아니라’는 진솔한 말을 듣고 싶은데.....

 


국내에 사는 사람도 오래 동안 만나지 않으면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 하물며 외국인이 된 사람과 괴리감이 생기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난 친구 녀석에게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라’고 하고 친구는 목사 티를 내면서 ‘하나님께 모든 걸 맡겨라’고 아주 은혜스럽게 설교를 하시다 보니 다툴 수 밖에 없다. 페이스북이 어떤 것인가 싶어 접속했더니 벌써 아는 사람들이 ‘친구 신청’을 해 놓아 응답하고, 여기 저기를 돌아보는데 친구로 부터 대화 신청이 왔다.


보나마나 설교만 늘어놓을 게 뻔한지라 쪽지만 보내고 나가려 했는데 굳이 대화를 하자니 거절할 수 없어 응했다. 아니나 다를까 ‘캐나다 토론토 한인교회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되었다. 난 오랜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우울증과 외상 후 장애를 앓고 난 후유증이다. 정신과에서 처방해준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 어느 덧 6년의 세월이 넘었다. 북서유럽 복지 국가라면 중증으로 인정하고 집중 치료를 해 주지만 우리는 ‘네가 알아서 하라’고 내팽개쳐 버린다.


안방 혁명가에게 훈수 들은 후유증


그래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한 탓에 불면증만 남아 있다. 작년 자전거 일주 중 하루는 10시간 넘게 자전거를 탔는데 저녁 먹고 나도 잠이 오지 않을 정도니 짐작이 갈 것이다. 오래도록 고생한 사람에게 ‘괜찮냐’라는 말 대신 ‘당장 약 끊어라. 하나님께 맡겨라’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다. 뭐 저런 인간이 있나 싶은 게 두들겨 패 주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한방 치료를 병행하는 등 온갖 치료를 다해 봤지만 안 되어 고생하는 사람에게 위로는 커녕 염장을 질러대니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소갈머리 없는 목사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내가 참자’며 넘어가려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더구나 자판 치는 게 나를 따라오지 못하니 서로 말이 뒤 섞여 대화가 되지 않았다. 그 친구는 내가 싫어하는 전형적인 안방혁명가다. 자신의 몸은 가만히 있고 훈수만 둔다. 남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데 평가만 해대니 사람이 미칠 지경이다. 경험이 없는 목사가 진보정치나 변혁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 다고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콩 놔라 밤 놔라’ 하니 열 받을 수 밖에 없다.


입과 손가락으로 세상은 절대 안 바뀐다는 건 중학생도 잘 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머리로만 진보를 말하면서 온갖 평가를 다 하며 남의 말을 들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조직운동의 경험이 전혀 없어 ‘조직의 결정과 합의에 따른다’는 기본이 안 되어 있다. 서로 경험한 게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틀리니 그냥 인정하면 되는데 굳이 설교를 한 편 해야 직성이 풀린다. 대낮에 캐나다 토론토한인교회 목사로부터 들은 설교의 후유증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