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만의 방언과 폐쇄적인 문화
종교집단과 운동권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기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방언과 폐쇄적인 문화’입니다. 불교나 기독교 할 것 없이 다 같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신들만의 방언을 남발 합니다. 이런 지적에 ‘우린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마짱 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공통점이 많아 우리 사회의 진보를 말하는 사람들도 이 대목에서는 그리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말을 가장 지키려고 한 분들이 지금의 한글학회 쪽입니다.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외솔 최현배 선생같은 외골수라고 찍힌 분들이죠. 이희승은 일제 총독부의 칙령을 바탕으로 우리말을 왜곡하는데 앞장 선 장본인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외솔 최현배 선생님이 쓴 ‘우리말본’을 배웠습니다. 한글학회 이사장을 지낸 허 웅 선생님이 서울대 교수를 지내긴 했으나 경성제대 인맥은 우리말을 망치는 데 앞장선 장본인들입니다.
해방 후 외솔 최현배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연세대 쪽은 우리말을 갈고 다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한글학회에서 추천하는 국어사전이 ‘연세한국어사전’일 정도로 관점이 좋습니다. 운동권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짧은 외국어 실력으로 번역을 하다 보니 우리말본에 맞지 않게 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국어교과서에도 이런 말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바로 잡지 않는다는 것이죠. 더구나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국어교사들 조차 우리말본을 지키지 않으니 정말 심각합니다.
우리말을 망친 먹물들의 자성이 필요하다.
암울한 시절 급하다보니 제대로 되지 않은 엉성한 번역을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니 피동형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말을 다듬는데 전력을 기울이신 이오덕 선생님의 표현을 빌리면 ‘먹물들이 우리말을 망쳤다’고 합니다. 그 말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말에 없는 피동형의 표현이 언젠가부터 똬리를 잡고 있습니다. 워낙 긴박한 시절이다 보니 누구도 그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지요.
저는 ‘민족제일주의’를 싫어하지만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지키는데 노력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 남의 것을 결코 소중히 여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말을 혹사시키는 사람들이야 말로 남의 말도 고생시킵니다. 영어에 몰입한 어느 목사에게 ‘우리말을 알아야 외국어도 안다. 영어가 뒤섞인 교민들의 말은 결코 아름다운 게 아니라’고 했더니 ‘서로 섞어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에 할 말을 잊었습니다.
영어 단어 몇 개 더 외우는 게 선교와 무슨 관계가 있는 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프로그램 하면 교인 몇 명 더 늘어난다.’는데 꽂히면 교단의 신학이나 목회방침은 저 멀리 반납하고 바로 달려드는 게 교회 현실입니다. 우리 문화의 기본인 우리말이 죽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종교인들과 운동권의 공통점은 지극히 심한 ‘방언과 자폐증을 넘어선 폐쇄증’이란 걸 아무리 말해도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남들은 바로 아는 병인데 전혀 알려하지 않습니다.
이 병을 고치지 않는 한 종교집단이나 진보진영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없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는데 어느 누가 공감을 하겠습니까? 자기들만 좋고 알아듣는 말을 한다면 갈 곳은 딱 하나 무덤 밖에 없습니다. 무덤에 가서라도 즐겁다면 그렇게 하면 되지요. 그러나 남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주장이나 이론은 조용히 천국 가시는 것 말고는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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