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한나라당 의원 15명 ‘전교조 조합원 명단공개’ 불법에 동참

녹색세상 2010. 5. 1. 14:00

사법부 길들이기…‘민주주의를 송두리 째 흔들어’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의 명단 공개는 깡패들의 집단 난동이나 다름없다. 명단 공개를 금지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집단 반박하고 나선 전례가 없다. 전교조 조합원 명단 공개를 확대하는 등 집단적인 불복에 나서 집권 여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이는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는 처사로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불법을 저지른다는 소리를 들어 마땅한 짓이다.

 


한나라당의 정두언ㆍ김효재ㆍ김용태ㆍ구상찬ㆍ진수희ㆍ차명진 의원 등은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전혁 의원의 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 공개에 동참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현재까지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15명이 넘었고, 궁극적으로 5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까지 확인된 동참 의원은 김효재 심재철 정진석 정두언 진수희 차명진 이춘식 임동규 정태근 구상찬 박영아 강용석 김용태 장제원 이두아(무순) 의원이다.


이는 마치 조폭들의 돌쇠의리와 다를 바 없는 유치한 짓이다. 명색이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 수준이 깡패들과 같아서야 무슨 체면이 설지 모르겠다. 김효재 의원은 “전교조는 헌법에 보장된 결사의 자유에 따라 결성된 합법적 노동운동 단체로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법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니라 서울남부지법의 한 판사의 편향된 판결에 대한 의사를 표시하고자 명단 공개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발의한 법률조차 안 지키는 파렴치범들


하지만 이들 의원의 행동은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조전혁 의원이 법에 없는 짓을 해서 법원이 ‘잘못됐다. 중단하라’고 명령했는데 거기에 정면 대응해 법원과 맞짱을 뜨고 있다”며 “여당이길 포기했을 뿐 아니라 국회의원이기까지 포기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완전 막가파식의 어이없는 집단 패거리 짓에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조직적으로 판결 불복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학부모들의 알 권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고,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교사의 인권 파괴,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데 앞장서는 조폭 집단인가”라고 반문했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기 위해 조합원 명단을 올리는 모든 의원을 상대로 일괄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교조 명단 공개 금지의 근거가 된 ‘교육 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제정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앞장선 것으로 밝혀져, 자신들이 만든 법을 앞장서 어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007년 5월 이 법안의 발의자 19명 가운데 대부분이 한나라당 의원이었으며, 이번에 전교조 명단 공개에 동참하는 정두언, 진수희 의원도 대표 발의자였다. 이 법은 “이 법에 따라 공시 또는 제공되는 정보는 학생 및 교원의 개인정보를 포함하여서는 아니 된다”(제3조 2항)고 못 박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지난 15일 전교조가 조 의원을 상대로 낸 명단 공개금지 가처분신청에서 “교원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개연성이 매우 크다”며 공개금지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조 의원은 19일 자신의 누리집에 해당 자료를 올렸고, 법원은 27일 이를 중단할 때까지 하루에 3000만원씩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자기 손으로 발의해 만든 법률조차 지키지 않는 자들이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전형적인 조폭들의 집단행동이다. (한겨레신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