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식통 “합동조사단에 침몰 동영상 보여줘”
사고 전~침몰 전 과정 담긴 듯
지난달 26일 밤 천안함이 정상 기동하다 함수와 함미가 분리돼 침몰하는 과정을 백령도 해병대 초소에서 열상감시장비(TOD)로 녹화한 동영상이 존재하며, 천안함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 관계자들이 이 동영상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침몰 사고 전후 티오디 동영상을 3차례 공개했으나 줄곧 사고 발생 장면을 찍은 화면은 없다고 밝혀왔다. 수시로 말을 뒤집는 국방부 장관과 합참관계자 다운 발상이라 그리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 “9시22분38초부터 1분1초간” 천안함 침몰 사고를 조사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 7일 오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공개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천안함 침몰 장면. 왼쪽 붉은 선 안의 배꼬리(함미)가 가라앉는 동안 오른쪽의 뱃머리(함수)는 그대로 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구한 군 소식통은 26일 “백령도 해병대 초소의 티오디는 24시간 가동됐다”며 “합조단 관계자들이 사고 순간을 찍은 티오디 동영상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티오디 동영상에 나타난 천안함이 두 동강난 때는 국방부가 발표한 사고 발생 시각인 밤 9시22분이 맞다”고 덧붙였다. 군은 천안함 사고 당시 티오디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한겨레> 보도(3월30일치 1면) 이후 언론과 여론의 문제제기에 떠밀려 3차례에 걸쳐 천안함 관련 티오디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두 차례 공개에 이어, 결국 지난 7일 천안함의 △정상 기동 장면(밤 9시4분6초부터 3초간) △이미 분리된 함수-함미 장면(9시24분18초부터 1분1초간) △함수 침몰 장면(9시25분20초~10시9분3초) 등 세가지 동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가 분리되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만 없는 점에 대해 군은 ‘자동녹화시스템’에 저장된 것을 뒤늦게 발견해 모두 공개했다며 ‘더는 없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언론에선 ‘티오디 동영상이 더 있는데 군이 은폐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백령도 해병대가 찍은 티오디 동영상을 직접 다 봤지만, 사고 발생 순간 장면은 없었다”며 “사고 순간을 찍은 티오디 동영상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렇게 수시로 말을 바꾸는 국방부의 말을 신뢰할 국민이 있는지 모르겠다. 국방부와 군 수뇌부는 신뢰추락을 자초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하기 위해 군에 간 젊은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파렴치한 짓임을 알아야 한다. (한겨레신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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