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천안함 사고…‘이명박 대통령과 국방장관’ 누구 말이 맞나?

녹색세상 2010. 4. 2. 21:55

김태영 국방 “어뢰 가능성에 청와대는 “단정 못한다”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에 대해 청와대와 국방부 장관의 말이 다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김태영 국방부 장관 둘 중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아니면 청와대가 알면서도 국방부 장관을 고의적으로 방치하고 있을 수도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일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과 관련해 내부 폭발에 의한 사고보다 어뢰 공격에 의한 폭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국회에서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부인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천안함 사고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어뢰와 기뢰 두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에 의한 가능성이 좀 더 실제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사고 당시 지진파를 측정했는데, 폭발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배가 부서지면서 나온 폭발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폭발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어뢰는 소음이 많아 천안함의 소나 음파탐지기에 잡히지 않았느냐”는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잡히는 게 정상적이지만 경우에 따라 풍랑이 세거나 다양한 잡음이 많을 땐 놓칠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청와대와 다른 답변을 했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김 장관의 답변처럼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북한 잠수정 공격설로 이어지면서 이번 사건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다.


미국도 부인하는 북한 개입설을 흘리는 국방부의 의도는?


김 장관은 그러면서도 북한 잠수함에 의한 직접적인 공격 가능성은 낮게 판단했다. 그는 북한의 개입 여부를 묻는 김동성 의원의 물음에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확실히 보이지 않는 북한의 잠수정 2척이 있다”면서도 “이번 사고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나 백령도까지 거리가 멀고 잠수함은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어 연관성은 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연루설을 부인하고, 국방장관은 개입을 흘리는 상식 이하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어느 쪽 가능성이 높으냐고 물어서 김 장관이 그렇게 답했을 것”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충격 부위가 어찌 돼 있는지, 거기서 나오는 화학물질이 뭔지를 모르므로 원인에 대해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어떤 원인도 단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는다는 청와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말만 난무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군의 이런 대처를 두고 청와대와 여당 안에서조차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의 정보들이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에게까지 누락 없이 전달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한나라당의 한 의원)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 뒤 연일 “철저히 조사해서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도 “(군 당국은) 절대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발표해야 한다. 군에 그렇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군사기밀’ 등을 이유로 정보 제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스스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방부는 청와대 지시에 떠밀려 지난 31일 천안함 침몰 당시를 찍은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 일부를 공개했다가 또다시 초반부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교신기록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으로 군 장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공개하라는 입장”이라며 “군이 이런 큰일을 처음 겪다 보니 대국민 설명 등 대처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군대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수시로 훈련하는 조직이다. 청와대의 말대로라면 지금 군은 전시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야 말로 군 장악에 무능한 대통령에, 가장 기본인 사고 발생 시간까지 수시로 바꾸는 ×별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밥값조차 못하는 자들이다. (한겨레신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