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부장관이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흑인 비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막말 경연대회 참석자들만 장관이나 주요 요직에 앉혀 놓은 이명박 정권이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지난 20일 서귀포 호텔에서 제주 해군기지 조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나 훌륭한 관광지는 인공조형물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설명하며 “아프리카 밀림은 관광지가 아닌 무식한 흑인들이 뛰어다니는 곳일 뿐이다”고 발언했다.
▲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009년 10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김 장관은 “파괴가 아닌 창조적 건설로 해군기지를 만들면 자연과 어우러져 훌륭한 관광지가 될 것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는 모두 인공이 가미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흑인은 물론 아프리카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들릴 수 있는데다, 기지건설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강정주민들을 비슷한 시각으로 본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장관 청문회와 관련 비교적 의혹이 없었던 인물이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기자들 앞에서 할 수 있다는 게 의아스럽기만 하다.
당장 제주군사기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일국의 장관이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무식하게 뛰어다니는 흑인이라는 표현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즉각적인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범도민대책위원회는 “김 장관이 해군기지는 자연파괴가 아닌 ‘자연과 어우러지는 인공적인 부분’임을 내세우면서 아프리카는 밀림 자연만 있고, ‘무식하게 뛰어다니는 흑인만 있을 뿐 그게 관광명소냐’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범대위는 이어 “장관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인종차별 발언을 한 그 자체도 문제지만 마치 ‘제주의 대표경관인 강정이 천연의 아름다움만으로는 아프리카의 그런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뉘앙스로도 들린다”며 “제주의 대표 경관이자 천혜의 생태계 지역인 강정마을과 주민들을 사실상 비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장관의 입에서 특정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낮추어 보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막장 정권의 ‘막말 장관’들만 모아 놓았다.
범대위는 이와 함께 “강정 주민들이 국방부 장관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음에도 해군기지 건설 착공을 위한 행정절차가 모두 끝난 지금에서야 대화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기지건설의 정당성을 세우기 위한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는다”며“더구나 행정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의 결론이 멀지 않은 시점에서 이의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 등 주민 450명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국방ㆍ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소송’ 은 오는 25일쯤 결심공판이 열린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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