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한명숙을 두려워하고 한나라당을 걱정하는 수구신문

녹색세상 2010. 3. 17. 20:17

서울시장 선거 지각변동…‘청와대 요즘 속앓이 심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요즘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얘기가 나오면 입을 닫는다.…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면서 청와대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동아일보 17일자 6면 ‘한명숙-4대강-독도 청와대의 3가지 고민’이라는 기사 중 일부이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을 둘러싼 의혹의 가닥이 잡히고 있다. 곽영욱 전 사장은 공소장에 담긴 핵심 진술을 번복하면서 검찰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5만 달러라는 돈을 직접 건넨 일도 없고 인사 청탁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전직 국무총리이자 참여정부 상징과도 같은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사실상 체포하면서 기세를 올렸지만, 정반대로 참담한 마무리를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다.

 

▲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공판을 위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여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지지도 1위를 달린다고 하지만, 6월2일 선거 결과를 안심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명숙 변수’는 청와대와 여권의 근심과 걱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자충수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름 아닌 보수신문의 분석이다. 동아일보는 “청와대가 요즘 속앓이가 심하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만약 다음달 9일로 예정된 1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면 ‘정권심판론’에 불이 붙으면서 청와대와 여권 전체를 곤경에 빠뜨릴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보수신문은 ‘한명숙 두려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언론계 보수논객 중 한 명인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16일자 30면 <한명숙의 ‘미소’>라는 칼럼에서 “국민 여러분, 저는 두려운 게 없습니다. 국민과 함께 진실과 정의의 승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검찰의 칼날 앞에서 한명숙의 세리프, 기가 막히는 언변이다. 한명숙이 만약 다음달 9일 법원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이라고? 핵폭탄. 궁금하다. 한나라당이!”라고 칼럼을 마무리했다. 


윤창중 논설위원이 전한 글은 동아일보 보도와 유사하다. 여권이 한명숙 변수에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도 경선흥행을 위한 밑그림은 완성이 되가는 상황이다. 기존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있고, 원희룡 의원도 있고, 17일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도 있다. 친박근혜계와 상대적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김충환 의원도 있다. 문제는 어떤 이벤트도 4월9일 법원의 1심 판결 결과를 뒤엎을 핵심 변수로 떠오르기 힘들다는 점이다.

 


한명숙 선거운동을 가장 열심히 하는 검찰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다”는 얘기가 꽤 오래 전부터 오갔다. 한명숙 전 총리를 주저앉히려다 혹독한 역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었다. 6월2일 지방선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열흘 후에 열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생을 마감했다고 믿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명숙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추도사를 읽었던 노무현 정부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4월9일 법원 1심 판결 이후 한명숙 전 총리마저 검찰의 무리한 수사 대상이 됐다는 여론이 증폭된다면 한나라당은 상당히 어려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아성인 서울이 노무현 정부 상징적인 인물에게 넘어갈 수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지방선거 결과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런 걸 ‘자업자득’이라고 한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윤창중 논설위원은 “무섭다. 한명숙, 노무현을 추종하는 추노(追盧)세력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한나라당 색깔이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 묻힐 수 있다”고 걱정했다. 언론사 논설위원이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패배할까봐 걱정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진실에 따른 보도와 논설이나 쓰지 별 걱정을 다 한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 패배하면 세상이 망하기라도 하는지 난리를 치는 형국이 가관이다. 언론이 노골적인 정치개입을 하고 있는 꼴이다. (미디어오늘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