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한국은행에 이명박 낙하산 강만수 주의보

녹색세상 2010. 3. 5. 22:43

한국은행(총재 이성태)에 ‘강만수 주의보’가 떴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MB노믹스’를 만든 당사자로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낸 대표적 ‘모피아’(재무부 마피아)다. ‘한은맨’들은 ‘모피아’라면 이를 간다. ‘강만수 주의보’를 띄운 이는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의 원장인 김효석 의원이다. 김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한은총재 후보로 올라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고 개탄했다.

 

▲ 지난 1월 5일 오후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0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민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김 의원은 “그분의 소신은 환율도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되고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금리정책도 중요한 경제정책의 보조수단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다”고 강만수 불가론을 펼쳤다. 외환위기 발생 당시 담당 주무 국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 이명박 정권 수립 후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런 인물이니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비추어 부적합하다는 논지는 당연하다. 


그는 “97년 IMF 위기가 왔던 것은 관치금융 때문이다”고 전제하고 “그후 김대중 정부에서 한은총재 독립성을 보장해주고 임기도 보장해주는 노력을 해왔고 세계적으로도 중앙은행의 권한을 높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DJ정부 이래 한은 총재가 된 전철환, 박 승, 이성태는 모두 비재무부 출신이다. 그전에는 재무부 출신들이 한은 총재직을 자주 차지해와 한은을 ‘재무부 남대문 출장소’로 비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G20 실무자 회의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들어가 있는 것이 중앙은행의 권한과 책임 문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관치금융의 상징 인물인 강만수 위원장 같은 분이 후보로 올라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권에서 강만수가 저지른 잘못이 워낙 많아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다. 이명박의 대표적인 낙하산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인물이 강만수다.


그는 이어 “한은총재가 4년 동안 임기가 보장되고, 이명박 정부 내에 대통령이 마음대로 통화정책을 주무를 수 있게끔 하겠다는 욕심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럴 때에 강만수 위원장이 처신을 잘해 주길 바란다”면서 “MB정부를 위한다면 본인이 먼저 ‘나는 절대 한은총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는 입장을 표명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쇄기를 박았다. 이런 말을 이명박이 알아들을지 걱정이다. 전할 참모도 없겠지만....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 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의무화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임시국회가 어려워져 인사청문회는 물 건너가게 됐다. 현재 이성태 총재 후임으로는 강만수 위원장 외에도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대사 등 ‘이명박의 남자’들이 줄줄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법 개정안이 무산된 것은 인사청문회가 시행되면 낙하산 시비, 한은의 정부 예속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리스 금융위기를 보고도 대비는 커녕 자기 사람 심기에 여념이 없는 정권이다. 한은 내부 출신으로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통하는 이성태 현 한은 총재의 임기는 3월 31일까지다. 현행 한은법에는 한은 총재의 자격과 관련, ‘전문성’과 함께 ‘정치적 중립성’이 명문화되어 있다. (김당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