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한진중공업은 긴급한 ‘경영진’의 문제…파업 하루 만에 타결

녹색세상 2010. 2. 28. 12:40

 

한진중공업이 선박 수주 물량이 없다는 이유로 종업원의 30%를 감원하겠다고 교섭이 진행되는 와중에 부산지방노동청에 정리해고 신고서를 접수시켰습니다. 노동법에는 대량 정리해고를 하려면 ‘긴급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은 지난 10년간 4277억원의 이익을 남겼고 작년 9월까지만 1천여억원의 당기순이익과 1천7백억 가까운 이익 잉여금을 재어 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 배 만드는 일감이 1년 치 이상 남아 있습니다.

 


조남호 회장은 작년 12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고 수주 담당자인 조 회장의 아들은 지난 해 9개월 동안 1억6천9백만의 봉급을 챙겼습니다. 신규 수주 물량은 필리핀에 있는 조선소로 빼돌렸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긴급한 경영상의 이유’를 찾아야 할 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수주 담당 조원국 상무의 무능과 작년까지 이어진 장기 호황 국면에서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경영진의 문제이지 뼈 빠지게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따라서 한진중공업의 문제는 ‘긴급한 경영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긴급한 경영진의 문제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한편 정리해고를 둘러싼 한진중공업의 노사 대립이 사쪽의 해고 방침 철회로 해소됐습니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26일 긴급 협상을 벌여 사쪽이 정리해고를 중단하고 노조는 파업을 풀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3~25일 4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이날 오전 8시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노조는 다음달 2일부터 정상조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 지난 2월 8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서 한 사내하청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신문)


회사 쪽은 이날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고 대립과 파업을 반복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지역사회와 각계각층의 여망에 부응하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정리해고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회사 쪽은 “조선시장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구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지난 23일부터 진행 중인 희망퇴직자 모집은 계속할 방침임을 밝혀 해고를 계속할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노조는 “회사 쪽이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업을 풀기로 했다”며 “다음달 2일부터 정상조업을 하며 지난해 타결 짓지 못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협상이 긴급하게 타결되어 다행이긴 하지만 사측은 자신들이 저지른 경영상의 문제는 전혀 인정하지 않고 희망퇴직이란 이름이 해고는 계속하겠다니 기가 막힙니다. 언제라도 틈이 보이면 집단 살인인 정리해고를 감행할지 모릅니다. 숙련 노동자 없이 기업이 좋은 품질의 물건을 만들 수 없다는 것도 모르는 천박한 자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레디앙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