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이명박과 박근혜의 세종시 싸움의 본질은 4대강과 개헌

녹색세상 2010. 2. 25. 12:26

겉으로는 정책 속으로는 ‘음모ㆍ술수를 동원한 개헌 시동’


세칭 ‘세종시 싸움’은 표면상 정책논쟁인 듯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본질은 전혀 다른 고도의 정치적 술수를 동원한 권력싸움이다. 즉, 이대통령의 ‘수정안 동의요구’는 정적의 입에 사약을 들이대어 조용히 마시고 죽어달라는 주문이다. 박근혜가 수정안을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박근혜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고, 수정안에 반발하면 사찰과 같은 수단을 동원해 죽일 구실을 만들 수 있는, 이명박이 선택한 양수겹장의 술수다.

 


지난 대선 때 경선에 승복하고 이명박과 함께 세종시 원안고수 약속을 수없이 다짐했던 박근혜다. 만약 박근혜가 이명박의 수정안을 받아들여 나중에 말을 뒤집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명박은 국익을 위해 일하는 지도력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고, 반면에 박근혜는 수십 차례의 약속을 단번에 뒤집는 ‘거짓말 정치인’, ‘말 바꾸기 정치인’ 또는 ‘무책임한 공범’이 되어 그간에 쌓아온 '믿음과 신뢰' 이미지는 단번에 박살이 나고 집중포격 대상이 되어 정치생명은 종말을 고할 수 밖에 없다.

 


수정안을 받아들이라는 말은 즉, “조용히 사약을 마시고 말 바꾸기 정치인으로 이미지 변신 후 죽어 달라”는 뜻이다. 이것이 수정안 밀어붙이기의 본질이자 노림수다. 이는 결코 정책논쟁이 아니며 이명박의 배신과 술수가 그 본질이다. 그런데 만약에 수정안에 반대 한다면? 당시 수정안 찬성 여론이 우세했으므로, 박근혜를 소수 쪽으로 몰아붙인다. 자신들은 수도권의 표심을 장악하여 여러 구실로 박근혜에게 타격을 가하며 개헌이란 수순을 밟고, 퇴로를 차단시키는 양수겹장인 셈이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 국민의 여론이 박근혜의 말 한마디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말았다. 이명박으로선 예상치 못한 국민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며, 박근혜로서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국민여론이 든든한 우군이 되어 살려준 사건이 되었다.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는 하늘의 뜻일까? 과거 대선 당시로 돌아가서,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가 자신을 돕는 지원유세에서 자신과 함께 세종시 약속 이행을 수십 번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친박 사찰은 4대강 강행과 개헌을 위한 전 방위 압박


자신을 도와 수십 번 약속을 반복했던 박근혜의 입장을 배려할 생각을 했을 리 만무하다. 만약 그랬다면, 말 바꾸기 직전에라도 박근혜에게 마땅히 협조를 구하는 게 인간적인 도리다. 그런데, 이명박에게 그런 보편적인 인성이 있을 리 만무하다. 지금은 표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만 당선 후에는 말을 바꾸어 약속을 뒤집을 것이라는 생각을 그 당시에도 분명히 했을 것이다. ‘박근혜는 단지 이용만 할 뿐’이라고 했겠지만 그리 녹록한 인물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걸레가 되고, 박근혜는 거짓 술수의 공범이 되어 자연스레 박근혜를 정리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다. 이명박은 바보가 아니므로 빤히 보이는 그러한 결과를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 결국, 자신을 돕고 있는 정적을 한번 이용해 먹고 배신하여 죽일 생각을 그 당시부터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명박의 당선 후 나타난 1차 정적 제거작전은 공천 대학살로서, 자신도 몰랐고 놀랐다는 빤한 거짓말까지 곁들이면서 시도했으나 친박이 살아남아 실패했다.


2차 제거작전은 세종시를 구실로 한 술수로서, 자신은 “국익을 위하여 하는 일인데.... 박근혜가 정치적으로 접근하여 안타깝다”는 둥, 빤한 거짓말로 해대고, 정보기관을 동원해 뒤나 캐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김영삼 정권 이후 사라진 정치사찰까지 부활시켰다. 세종시 또는 원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세종시 싸움은, 이명박으로서는 박근혜를 죽이는 데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이고, 박근혜로서는 죽느냐 사느냐의 사활을 건 싸움이다. 그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종시를 구실로 4대강사업을 밀어 붙이고, 개헌을 통한 장기 집권을 획책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적 죽이기 작전’의 본질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박근혜는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지 않을 수 없다. 친박의 중진인 홍사덕의 말도 바로 정리하고, 중재안을 제시하는 김무성에게는 ‘가치없다,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며 군기를 잡았다. 머리에 든 것이 없어 수첩을 봐야 하는 수첩공주이지만 정치 감각만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뉴스타운 인용)


추 신: 이명박의 최측근인 이재오가 ‘올해 내로 개헌을 비롯한 나머지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실세 내부에서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고 수순을 밟고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