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청년취업은 본인 자활노력이 중요하다’는 이명박

녹색세상 2010. 2. 18. 15:50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서울시 세종로 1번지의 노친네가 또 입을 함부로 놀렸다. 가만히 있으면 본전이라도 하련만 입이 근지러워 결코 그냥 있는 법이 없다. 나이 칠십이니 노망끼가 있는지 모를 일이다. 명박 대통령은 18일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다 챙겨줄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자활 노력”이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이 ‘의지만 있으면 모든 게 가능하다’는 말로 들린다. 전혀 틀린 건 아니지만 본질을 모르고 함부로 지껄인 말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기대 수준에 맞지 않는 데 가느니 차라리 취업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보다 적극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자활을 위해 애쓰는 선진국들의 분위기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 말은 맞다. 그런데 우리 현실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할 곳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지금 심각한 청년실업에서 고졸자는 빠져 있다는 것 조차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말 무식의 극치요 막말의 달인이다. 또 “정부의 역할은 필요한 사람들이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인문계 대졸 미취업자들을 위한 대책이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도 중소기업이나 힘든 일을 기피하는 청년 구직자들의 분위기에 한 말씀 기어이 하셨다.

 


사회 첫 출발에 따라 일생의 운명이 결정되는데 임금이나 근무 여건도 모든 면에서 격차가 심한 중소기업에 취직하기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건설현장에서 삽질 해 봤다”는 말이 나오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다. 이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민간과 최대한 협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민간의 세세한 영역까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비효율을 부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며 청년실업이 우리 사회 구조적인 문제란 것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듣고 있자니 여간 스트레스 받는 게 아니다. 유연근무제에 대해 “복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정부는 우선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면서 “이 역시 생산성을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해 복지가 생산성을 저하 시킨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복지는 생산성을 향상시켜 사회 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복지 국가의 사례를 이명박 대통령만 모르고 있다. 듣기 싫어하니 참모들이 바른 말을 해 주지 않는 건 당연하다. 제발 올해는 현직 대통령을 천국이라도 좋으니 꼭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