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세종시 원안은 사회주의 도시”…설치는 색깔론

녹색세상 2010. 2. 4. 14:58

권태신 총리실장의 색깔 공세… ‘박근혜의 신뢰론’ 비판도


한나라당의 세종시 수정 논쟁이 급기야 ‘색깔론’으로까지 번졌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3일 세종시 원안을 ‘사회주의 도시’에 비유하고, 수정안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도자 자질을 거론하고 나서면서다. 아무리 정무직 공무원이지만 총리실장이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이다. 세종시 논란이 인신공격의 비난전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사회주의 도시가 된다’고 해 논란을 일으킨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노무현 정권 시절 행정도시 건설에 깊이 관여한 고위 관료 중의 한 명이다. (사진: 뉴시스)


권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세종시 토론회에서 “우리가 발을 잘못 내디디면 금방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세종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면서 “도시전문가들 말로는 ‘원안대로 하면 사회주의 도시가 된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참석자들이 전했다. 사회주의 도시가 왜 나쁜 지부터 먼저 설명하고, 사회주의 도시가 된다고 말한 학자들이 누구인지 출처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자작극이나 과잉충성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수시로 반복하는 영혼 없는 자들의 말 뒤집기


“세종시 원안은 그 자체가 수도 분할로 50년, 100년 뒤에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극단론도 폈는데 말을 너무 심하게 해대는 꼴이 공무원이 맞는지 자질이 의심스럽다. 권 실장은 특히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신뢰론’을 겨냥, “신뢰는 올바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충청도 등을 나쁘게 만드는 것을 갖고 신뢰를 내세우는 것은 지도자,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공박하며 총대를 멨다. 사실상 박 전 대표의 지도자 자질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신뢰를 돈으로 환산하면 300조원”이란 발언에 대해서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제시한 300조원은 신뢰비용이 아니고, 사회 갈등에 따른 비용으로 신뢰와는 관계없다.” 반박했다. 그러면서 2005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으로 행정부처 이전에 찬성한 것에 대해선 “부처 이전이 이뤄질 때면 공무원을 안할 것이니 상관없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정말 ‘해바라기 근성을 가진 공무원’이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친박계는 즉각 반발했다. 현기환 의원은 개인 성명을 통해 “권 실장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세종시에 직ㆍ간접 관여했던 사람으로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라며 “국민과 국익보다는 권력에 아부하는 공무원을 국무총리는 엄중 문책해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날 고위 당ㆍ정협의회를 열고 세종시 수정법안을 2월 임시국회 종료 후인 3월에 제출키로 해 격돌의 화살이 날아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