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거짓말로 시작한 정운찬의 순탄치 않은 나날

녹색세상 2009. 12. 29. 12:15

 

정운찬 당시 총리 후보자의 앞길은 첫 걸음부터 순탄치 못했다. 그가 9월22일 국회 청문회장에 들어갈 때 겪은 ‘수모’는 그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는 이날 그의 ‘세종시 원안 수정’ 발언에 항의하는 충청권 야당 의원들의 저지를 어렵게 뚫고 들어가야 하는 ‘험난한 현실’과 맞닥뜨렸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를 기다린 건 더욱 엄혹한 현실이었다. 그는 이틀 동안 야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 앞에 철저히 벗겨졌다. 줄줄이 사탕 마냥 ‘도덕성’ 의혹이 이어졌고, ‘균형감을 갖춘 소신파 경제학자’라는 그의 이미지는 산산조각 나 허공중에 뿌려졌다.

 

 ▲ 청문회장 길부터 꽉 막힌 의혹투성이의 ‘양파 총리후보’ 정운찬 (사진:한겨레신문)


본인의 병역면제와 논문 이중게재 의혹과 기업체 고문 겸직과 각종 소득세 신고 누락, 자녀의 미국국적 취득과 영안모자 회장으로부터 받은 1,000만원 ‘뇌물수수’ 등 온갖 의혹과 폭로가 거듭 제기됐다. 까고 또 까도 끝이 안 보이는 의혹에 누리꾼들은 ‘양파 후보’라는 별명을 그에게 달아줬다.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정찬용 씨는 “정운찬 씨를 경제부총리로 채용하려고 검토하다 문제가 너무 많아 검증을 중단했다”고 할 정도로 의혹투성이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기웃거렸으니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청문회를 달군 또 하나의 논란거리는 ‘세종시 수정’ 문제였다. 그는 지명 첫날 “(세종시 원안 추진은) 효율적인 방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수정론을 스스로 꺼내들었다. 그는 청문회에서도 “세종시는 국가 전체로 봐 행정적 비효율이 있다”고 거듭 수정론을 주장했다. 결국 그는 도덕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찬성 속에 총리 자리에 올랐다. 취임 이후 정 총리는 예상대로 ‘세종시 수정’에 정치적 생명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지금껏 네 차례 충청권을 찾아 지역 여론 설득에 나섰고, 민관합동위를 구성해 정부의 수정안 마련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 지역민심과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바쁜 세종시 행보 속에 ‘서민과 약자를 배려하겠다’던 취임 때 약속은 온데간데없다. 총리 첫 일정으로 용산 참사 현장을 찾았지만 그 이후 뚜렷한 자취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민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데 ‘반짝쇼’만 하는 배우이지 진정성은 전혀 없음이 드러났다.  필자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 ‘고졸 출신도 대통령 되는 시대’라며 자식들에게 ‘희망을 갖자’고 했으나 ‘국립대총장 출신 총리가 거짓말쟁이’니 어안이 벙벙하다. (한겨레신문 인용)

 

추 신: 2009년을 하루 앞 둔 12월 30일 용산참사 유족들과 장례를 치르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감독기관인 서울시와 살인진압과 관련한 대통령의 사과가 없었음은 물론입니다. 재개발조합 측과 유족들과 보상에 합의한 ‘반쪽협상’을 두고 서울시장 오세훈은 ‘환한 미소’를 머금었으며, 정부 대신 총리가 ‘유감표명’을 하는 선에서 합의가 되었습니다. 유감(遺憾)이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라고 국립국어원의 국어대사전에 나옵니다. 사과와 유감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학총장에다 총리까지 하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