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정몽준도 “4대강사업 국민이 바라는지 좀 회의가 든다”

녹색세상 2009. 12. 25. 14:22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좀 회의가 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 22일 한나라당 ‘남양주 갑구 당원협의회 및 송년회’에 참석, 격려사를 통해 “야당에서 4대강 사업을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한다고 하기 때문에 발등에 떨어진 불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나라와 국민들이 정말 걱정하고,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그런 사업인가에 관해서는 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항상 제일 바라는 것은 더 좋은 일자리, 부동산과 집값 안정, 생활 물가 안정, 남북관계의 평화적 관리와 평화적 통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언급은 집권당 대표로서 야당의 4대강 사업 비판을 방어는 하고 있지만 사업 자체의 시급성과 필요성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4대강 사업보다 일자리와 물가 안정 같은 민생 부문이 정부ㆍ여당이 집중적으로 추진할 정책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예결위원장으로 몇 차례 지낸 이한구 의원에 이어 ‘4대강사업 비판’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높다.


정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4대강 사업 예산안 대폭 삭감과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집권 여당 대표조차 '회의적'이라고 하는 4대강 사업은 당장 그만두는 게 맞다.”면서 “한나라당은 4대강 예산안 중 수질 개선, 하천 관리 등 통상적인 치수 관련 예산을 제외한 전액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측은 “4대강과 세종시 문제 등으로 정치권이 싸우고 있는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민생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평소 발언과 다르지 않다.”며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25일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대운하 논란과 관련, “국회에서 ‘대운하가 아니며, 앞으로도 대운하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여야 공동선언을 하자. 필요하다면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4대강 예산을 놓고 야당은 대운하로 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거나 대운하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여당은 대운하가 아니라 홍수에 대비하고 4대강을 살리기 위한 예산이라고 팽팽하게 맞서면서 예산심사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부자 집 막내아들로 편하게 정치 생활을 해 온 정몽준 마저 운하사업인 4대강정비 사업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힐 정도면 한나라당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는 증거다. ‘4대강 삽질은 이명박 정권의 무덤’이라는 지적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무덤을 파는 공사는 시작되었다. 정권의 바닥을 드러내는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삽질 대신 일자리를’를 만들라는 국민들의 기본적인 요구마저 무시하고 강행한다면 이명박 정권의 권력 누수는 더 빨리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스스로 무덤을 판 집단은 빨리 묻어주어야 한다. (한겨레신문 인용, 만평:레디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