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잠을 자고 주말에 푹 쉴 남원으로 향했습니다. 광주에 왔으니 ‘5.18국립묘지’에 참배를 하지 않을 수 없지요. 가는 길목에 있어 잠시 들러 참배를 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를 생각하면 지금도 피눈물이 쏟아집니다. 살인마 전두환ㆍ노태우는 아직도 떵떵 거리며 고개 쳐들고 사는 세상, 그런 원흉들이 판치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적어도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그런 인간들은 몽둥이에 맞아 죽거나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도록 해야 하는데 잘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참배를 하고 나오는데 폐타이어로 만든 우레탄을 깔아 놓은 게 보이더군요. 관료들이 얼마나 무식하고 생각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래되면 그 먼지를 사람들이 마시게 될 뿐만 아니라 ‘5.18영령’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세상에 이런 무식하지 그지없는 발상을 누가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환경 손상을 최대한 줄일 뿐만 아니라 참배객들이 건강하게 다녀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건 상식이건만 상식조차 깔아뭉개 버리는 후안무치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담양을 지날 무렵 점심시간이 되어 읍내로 들어갔습니다. 장거리를 자전거로 달렸더니 아무리 좋은 무릎보호대를 착용해도 아프고, 허벅지 근육이 긴장되어 있어 치료를 하러 한의원에 들렀습니다. 몸자보에 적힌 ‘언론악법 철폐’를 보더니 “자전거를 타는 사정이 있겠지만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며 고관절이 뒤틀려 있는데다 조금 빠져 있다며 주의하라고 하더군요. 이젠 이동 거리도 짧게 하고 점심 먹은 후 매일 치료를 하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저의 결벽이 자칫하면 몸을 상하게 하니 미련한 짓은 하지 말아야겠지요.
순창을 지날 남원에 들어서니 가파르기 그지없는 고개가 반겨주었습니다. 무거운 물건은 미리 택배로 다음 도착지에 보냈지만 기본적인 짐 무게가 만만치 않아 아무리 기어를 변속해서 페달을 밟아도 올라가는데 여간 힘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순창과 남원 쪽은 국도가 예전 길이라 빨리 달리지 못해 제법 땀을 흘렸습니다. 남원 시내에 들어와 주말을 보낼 송동면을 찾아 가는데 어두운 밤길에 찾으려니 한참을 헤맸습니다. 밤중에 낯선 시골 길을 찾으려니 고생은 당연하지요. 반가이 맞아주는 이순규 님과 같이 저녁을 먹고 푹 쉬려고 합니다. (2009. 10. 24일 남원 지리산 자락에서)
추 신: 많은 분들의 정성으로 잘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많은 분들의 후원에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인정사정 없는 추천과 펌질 무조건 대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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