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6.10 민주 항쟁’ 22주년 기념일, 오랜만에 많은 시민들이 대백 앞 민주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잘 꾸며 놓은 것을 넘어 너무 화려한 무대는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뭔가 재능을 가진 특별한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란 느낌이 들어 시민들을 주눅 들게 만들었더군요. 행사 준비를 하는 후배가 ‘오늘 대타로 자유 발언을 해야 합니다’고 하기에 ‘그러면 다른 분들이 먼저 하고 비는 자리에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무대에 서서 “살려내라 살려내라 박종태를 살려내라.” “6.10항쟁을 기념해야 합니까? 아니면 이명박 정권에게 저항해야 합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파업을 코 앞에 둔 화물연대 노동자들과 작년 촛불 정국을 지나면서 ‘비폭력 저항’의 환상을 깬 시민들은 ‘저항하자’는 강력한 목소리로 화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 날의 민주항쟁을 기념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도 버린 이명박 정권’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 저항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촛불만 들 것이 아니라 저항의 수위를 보다 올려 국제 수준으로 높여야 합니다.
경찰의 폭력 앞에 그냥 얻어터지고 지낼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방어를 위해 짱돌을 들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싸워야 합니다. 비폭력 저항은 상식을 가진 권력에게나 통하지 이명박 정권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새총에 사탕을 넣어 전경들에게 쏠 것이지 아니면 쇠덩어리를 넣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이명박 정권과 경찰에게 달려 있습니다. 저항의 수위를 한층 더 높여 공권력이란 이름의 경찰 폭력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우린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시위대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경찰이 본연의 임무를 내팽개치고 권력의 주구가 되어 방패로 내려찍고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또 명박산성을 쌓으면 넘어서 청와대를 향해 가야합니다. 이명박 정권에게 ‘대화 좀 하자’는 말은 민주주의를 구걸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에 명시한 바와 같이 이 나라의 주인이자 주권자로서 국민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권력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분노를 조직해 저항’하는 것만이 민중들이 사는 유일한 길입니다. 무려 5개월이 되도록 모르쇠로 일관하는 용산학살 사건,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해 경찰의 폭력에 의해 돌아가신 분들의 시신은 갈기갈기 찢어진 채 차가운 냉동실에 있습니다. 자본의 이익에 철저히 충견 노릇을 하는 권력과 검찰ㆍ경찰에게 우리가 기대할 것은 더 이상 없습니다. ‘분노를 조직해 저항’하는 것만이 우리 민중들이 사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인이기에 이명박이 도둑질한 민주주의를 되찾지 결코 구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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