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노무현 추모의 촛불 대신 짱돌을 들고 바리케이트를 치자!

녹색세상 2009. 5. 28. 00:56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다시 촛불을 들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촛불 대신 짱돌을 들고 새총으로 무장하고 바리케이트를 쳐야 한다고 단호히 말한다. 명백한 정치적 타살에 대한 슬픔을 분노로 승화시키지 않으면 국민장 이후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을 향해 보복을 할지 모른다. 2008년의 촛불 문화제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마땅한 통로가 없어 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문화제라는 형태를 통해 자유스럽게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된 새로운 풀뿌리 민주주의 형태였다. 하지만 그 촛불 문화제는 문화적으로 의미가 있을 뿐 더 나아가지 못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몇 달 가까이 거리에 나섰다. 수 많은 아시아 민중들은 남한사회의 촛불이 어디를 향할지 주목을 했다.

 

 

그런데 그로 인해 이명박 정권이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왜 이명박 정권은 아직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 멋대로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가? 2008년의 촛불이 공들인 만큼 효과가 없었던 것은 광우병이 쟁점으로 가치가 떨어졌던 이유가 있지만, 촛불 문화제가 투쟁의 의미보다는 불만 표출을 위한 즐거운 행사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적당한 자부심과 적당한 유희를 위해 거리에 나섰다는 것을 정권도 알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인해 어떤 이들은 촛불을 들자고 나설 것이다. 그들에게 부탁하건데 제발 문화제라는 이름은 이제 걷어치우자. 이명박 정권의 잘못을 뜯어 고치려면 투쟁이 필요하지 촛불끼리 즐기는 행사가 필요하지 않다.


 

▲ 한겨울 엄동설한에 망루로 피신한 철거민들을 향해 최루액을 가득채운 물대포를 사정없이 퍼두어 댄 것은 살인이다. 이는 경찰 수뇌부의 판단이 아닌 정권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임에 분명하다.


이제 촛불을 집어던지고 짱돌을 들자. 경찰의 폭력에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새총으로 무장이라도 하자. 이명박 정권은 ‘촛불문화제’로 결코 바뀌지 않는다. 운수노동자들이 총파업으로 물류를 멈추고 건설노동자들이 현장을 세우고, 대기업 노동자들이 공장을 멈추지 않으면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경찰력을 동원해 강경진압을 할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하니 그냥 맞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짱돌을 들고 최소한의 방어를 하고 공격해 들어오는 전경들에게 맞지 않기 위해 새총이라도 손에 쥐어야 한다.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 추모하는 것 조차 경찰 병력으로 틀어막을 정도로 인륜조차 무시하는 막가파 정권에게 촛불로는 너무 약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한문 앞과 시청광장을 전경버스로 포위해 버린 데서 볼 수 있듯, 정권이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 정부가 결코 정상적인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허탈했다”는 진중권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작년의 거대한 촛불의 물결, 올해의 거대한 조문의 물결을 보고, 국민의 뜻을 읽고 그것을 국정에 반영해야 하지만 이 정권은 정상이 아니”라며 “이번에도 잠시 숨죽이고 있다가 조문의 물결이 가라앉으면, 변함없이 그 짓을 계속 할 것이며, 심지어 보복과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렇게 상식 이하로 나오는 것은 ‘지금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는 증거임에 분명하다.


지금 힘을 모아 이명박 정권을 향해 분노를 표출 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는 없을지 모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타살에 대한 슬픔을 분노로 승화시키는 것이 보다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세다. 그것이야 말로 자살로 모든 것을 마감한 망자에 대한 예의이자 우리 사회가 살 유일한 길이다. 법으로 보장한 절차상의 민주주의마저 깡그리 무시하고 검찰과 경찰을 정권 유지의 도구로 전락시킨 이명박 정권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저항의 수단이다.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는 자는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는 히랍의 시인 네크라소프의 말처럼 슬픔을 분노로 승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