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정월 대보름에도 앞산을 지키러 오르는 사람

녹색세상 2009. 2. 9. 21:38

 

대구판 경부운하인 앞산터널 공사 저지를 위해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 초입 상수리나무 위에 작은 성을 만들어 ‘나무 위 농성’을 시작한지 60일이 가까워 옵니다. 벌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것이죠. 인천 계양산에서 골프장 저지를 위해 윤인중 목사가 선택한 투쟁방식으로 등산객들의 이목을 끌기 좋아 앞산꼭지들이 선택했습니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바람도 마다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고생한다고 많은 분들의 격려와 지지방문이 계속되고, 농성장에 필요한 물품도 보내주어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성이 모여 큰 힘이 되는 것을 보면서 ‘티끌모아 태산’이란 속담이 무엇을 말하는가를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다른 농성장에서 보는 결연한 의지에 불타는 모습보다 ‘자연과 하나 되는 수행의 길’이라 얼굴이 밝습니다. 진보정당의 당원답게 마이크를 잡아도 얼굴 안 가리게 하고, 올라가면서 잠시 연출도 하는 등 아주 여유를 부려봅니다. 산골오지 건설현장을 누비면서 단련된 몸이라 쉽게 적응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생계 수단으로 익힌 게 ‘선한 싸움’에 이렇게 귀하게 쓰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농성이 장기화 되면서 피로가 누적될까 걱정을 했는데 주말 농성을 전교조에서 연대해 주어 외박을 갔다 교대하러 다시 올라갑니다. 정월대보름임에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다시 상수리나무 위에 자리 잡은 우리들의 ‘작은 성’에 올라갑니다. 전교조 초등남부지회장인 김정기 꼭지와 교대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