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용산참사 살인진압 PD수첩을 보고

녹색세상 2009. 2. 4. 23:22

 

 

강제철거가 20년 전과 지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용역이라는 번듯한 이름을 달고 철거민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물대포에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한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더 영악해지고 더 악랄해졌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철거민들은 그렇게 무조건 당하도록 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파해야할 작은 가슴마저도 경찰과 검찰, 그리고 정권에 의해서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망루에서 건물 안에서 용역과 경찰들에게 폭행을 당해 끌려나온 사람들과, 망루 꼭대기에서 시뻘건 화마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가 찾던 식당과 생맥주집의 주인이었습니다. 그리고 테러가 발생할까봐 늘 경계하던 경찰특공대원이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죽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지를 분명히 따지고 진상 규명을 해야 합니다. PD수첩은 경찰이 주장하던 ‘시민의 안전을 위협했기 때문에 강제진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 경찰의 말이 거짓이었음을 폭로했습니다. 화염병이 도로에서 깨지며 불꽃을 일으킨 것은 진압작전이 들어간 다음에 벌어진 일이었는데, 그것을 증거로 내워 그로 인해 시민들이 위험을 느꼈다고 주장한 것이 허구임을 분명히 말했습니다. 벽돌과 골프공을 쏜 것도 용역들에게 쏘았지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경찰이 과잉진압을 하는 당위성으로 내놓았던 동영상마저 시간을 교묘하게 앞당겨 진압이 벌어지기 전의 상황으로 조작하여 호도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 전경들의 방패 보호를 받으며 물대포를 쏘는 불법용역깡패, 당사자가 ‘현장에 간 일이 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그리고 용역들이 얼마나 철거민들을 괴롭히고 철거민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싸움이 계속됐는지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경찰과 함께 물대포를 쏘던 용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방송하자 검찰은 허겁지겁 서둘러 수사를 종결하려다가 추가수사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냥 덮기에는 방송이 말해주는 것은 너무나 컸습니다. 그리고 PD수첩 게시판은 완전히 난장판이 됐습니다. 조직적으로 PD수첩에 항의 하라는 경북경찰청의 구내방송이 작용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보도에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아주 민감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경찰에 의해서 시민이 참혹하게 죽음을 당했고, 시민의 안전을 해치는 불법을 제거해야할 경찰이 불법용역을 방관하고, 무선녹취를 들어보면 오히려 그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찰의 역할은 도대체 무엇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그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런 거짓으로 인해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들과 철창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 그리고 차가운 주검이 되어 냉동실에 누워있는 사람들, 또 남겨진 사람들의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았기에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얼마나 다급했기에 유족들을 따돌린 채 노태우 군사독재 정권도 하지 않은 사체 부검을 해 갈기갈기 찢어 사람을 두 번이나 죽이는지 분통이 터집니다. ‘유족들의 동의 없이도 부검할 수 있다’는 검찰의 말은 또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살인마들임에 분명합니다. 

동영상( http://vs2mb.kdlp.org/movie/movie001.wmv)

 

▲ ‘사체부검은 유족들의 동의서가 필요없다’는 정병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의 말은 얼마든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검찰은 처음부터 공정 수사를 할 의지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MBC PD수첩화면 캡쳐)


살고자 올라갔던 곳에서 죽어서 내려왔으니 회한만이 가득합니다. 원망과 증오, 불신만이 경찰과 검찰과 정권에 되돌려 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곳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시퍼런 새벽하늘에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그곳에 우리 이웃이 있었습니다. 4조원의 개발이익에 눈이 벌개져서 덤벼드는 건설자본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서 용역깡패와 경찰은 그 자리에서 자본의 충견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살아갈 앞날이 막막해 같은 처지에 내몰린 사람들을 위해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을 폭도로 매도하여, 참혹한 살인을 저지른 것을 정당화 하려는 용서할 수 없는 자들은 오늘도 어설픈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PD수첩의 보도는 진실이라는 것에 좀 더 쉽고 빠르게 접근해주었습니다. 이런 방송마저도 눈의 가시처럼 보일 것입니다. 검찰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수사를 다시 시작했고, 수구집단은 PD수첩에 대한 1차 고소에 이어서 2차 고소를 한다고 고소인을 모으고 있습니다. 재미교포라고 주장하는 1,000 여명도 PD수첩을 고소한 상태입니다. 진실을 가리고 직언을 묵살하기 위해서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의 입을 막으려 합니다. 용산의 철거민의 아픔과 PD수첩의 위기도 그것으로부터 위로하고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우리입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은 결국 자신에게도 같은 아픔이 찾아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부조리와 모순을 막고 제거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공공연히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하는 자들도 언제든지 철거민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겁니다. 화염으로 눈 못 뜨고 쓰러져갔던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이제 곧 그들이 될 수 도 있고, 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실평수 100평의 식당을 운영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던 우리 이웃들이 그렇게 무참하게 죽어갔음을 알아야 합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이웃의 일이기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살인마 이명박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야 합니다. (아고라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