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에 위기 몰린 한국경제…“4~5월 최악”
전문가들 “경제지표 두렵고 경악스럽다”
최근 제시된 우리나라의 지난해 말 경제지표에 대해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한마디로 두렵고 경악스럽다"고 표현했다. 경제지표를 절대수준으로 봐도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안좋은 경우가 많을 뿐더러 그 속도와 떨어지는 깊이를 보면 더욱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 상황이 경기 침체의 초입기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경기 저점에선 도대체 어떤 모습일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걱정했다. 쉽게 말해 프로복싱으로 치면 1회부터 그로기 상태에 내몰려 있다는 것인데 앞으로 남은 10회전 안팎을 어떻게 견딜 것인지 막막하다고 전문가들은 한 숨을 내쉬고 있다.
1970년 이후 최악 지표 속속 등장
27일 정부당국과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경제위기가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한국경제에 더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관론의 근거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시작된 지표의 쇼크였다. 최근 나온 각종 지표 중 정부 당국자들과 연구자들을 가장 경악하게 했던 것은 지난달 말 발표된 11월 산업 활동 동향이다. 지난해 11월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다. 통계청은 1970년 1월 이후부터 광공업 생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이처럼 크게 감소한 적은 과거에 없었다. 환란 때인 1998년 7월에도 광공업 생산이 13.5% 감소하는데 그쳤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와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가 10개월째 동반 하락한 것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달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0%로 1998년 8월의 65.7% 이후 최악의 수치다. 11월 소비재판매도 -5.9%로 1998년 12월의 -7.3%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11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경착륙하면서 12월 신규취업자는 전년동기 대비 1만2천명 감소로 돌아섰다. 신규취업자수가 이처럼 감소한 것은 2003년 10월(-8만6천명) 이후 5년여 만이다.
뜯어보면 외환위기보다 못한 성장률
지표가 급락한 것은 11월과 12월 단 두 달인데도 그 정도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분기 성장률은 물론이고 연간 성장률까지 무너져 내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22일 발표한 ‘2008년 4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속보)’에 따르면 4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5.6%, 감소했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1998년 1분기(-7.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외환위기 때보다는 조금 나은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가 악화되는 속도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외환위기 때는 1997년 3분기에 0.8%이다가 4분기에 -0.4%로 마이너스로 반전된 후 1998년 1분기에 -7.8%로 저점을 만들고 2분기에 -0.8%로 탈출하는 흐름을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3분기 0.5%에서 4분기에 -5.6%로 경착륙했다. 즉 이번엔 브레이크 한번 밟아보지 못한 가운데 사고가 난 셈이다. 지난해 4분기가 경기 침체의 초입이라는 점도 문제다. 초반전에 경제가 그로기 상태에 이를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면 앞으로 어떤 처방전이 필요할지 갑갑한 노릇이다.
올 상반기 미증유의 충격 예고
올 상반기가 이번 경제 위기의 저점이 되든 그렇지 않든 최근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선 정부나 연구기관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경제위기에서 2분기가 저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4월과 5월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최근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는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했다. 또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2.0%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올해 성장률을 0.7%로 낮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상반기 성장률을 -2.6%로 잡고 있다. 상반기에 민간소비는 3.2% 감소하고 설비투자는 15.2%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취업자 수도 하반기에 다소 늘어나겠지만 연간 기준으로 순감소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올 상반기에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 고용대란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의 기반은 튼튼하다고 그렇게 목에 힘주어 떠들던 이명박은 진솔한 고백은 하지 않고 청와대 지하 벙커에 경제 상황실을 차리는 등 쇼를 하고 있다. 솔직히 털어 놓고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도 어려운 판에 엉뚱한 짓거리만 해대는 이명박을 당장 끌어내리는 것 말고는 다른 대책이 없어 보인다. (연합뉴스 인용,사진: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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