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용산 참사 살인의 책임자 김석기의 가증스러운 모습

녹색세상 2009. 1. 26. 15:43
 

서울 용산 살인진압의 실질적인 책임자인가 진압작전계획서에 최종 서명 날인을 한 김석기가 눈물을 흘렸다. 시너와 같은 인화 물질을 다량 확보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하러 올라갔으니 그냥 밀어 붙이면 안 된다는 것은 지침을 떠나 상식이다. 무리한 진압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이명박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화염에 휩싸인 곳에 자기 부하들도 투입시켰다. 한 마디로 죽음으로 내 몬 것이다. 

 

▲ 용산재개발지역 철거민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면서 과잉진압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진압작전 도중 사망한 고 김남훈 경사 영결식이 열린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영결식장에서 진압작전을 승인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고개를 숙인 채 굳은 표정으로 운구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불이 났으니 화재 진압부터 먼저 해야 함에도 불구함에도 불구하고 김석기는 ‘까불면 이렇게 죽인다’는 본때를 보이기 위해서인지 그냥 물대포만 쏘아대었다. 검찰 수사 결과 경찰은 참사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용산 철거민들이 최소 120개 이상의 화염병과 시너 70여 통 등 인화물질을 소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는 경찰이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다 사용하기도 전에 무리한 진압작전을 폈다는 것을 의미한다. 컨테이너 안의 단열재는 불에 약해 크레인으로 인양해 올라간 경찰특공대원들은 통닭구이가 되지 않은 게 이상하다.

 

경찰은 2005년 4월 경기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농성 진압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인 같은 해 7월 농성과 관련한 실전대응 지침 책자를 발간해 각 경찰서에 배포했다. 경찰은 이 지침서에서 당시 작전의 성공 요인으로 ▲인내력 ▲철저한 사전훈련 ▲시위용품 소모작전 ▲폐쇄회로 TV등을 통한 불법행위 홍보로 작전 공감대 조성 등을 꼽았다. 특히 지침서에는 용산 참사에서처럼 농성장에 등장한 망루 등 고공 시위가 있을 때 농성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자진해서 내려오도록 설득하는 과정을 우선 거치도록 했다.

 

설사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더라도 안전에 유의해 스스로 내려오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용산 참사에서는 안전그물망도 설치하지 않아 추락 농성자가 중상을 입는 등 지침책자에 규정된 원칙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경찰은 특히 건물 3∼4층이 폐쇄된 것을 파악하고도 옥상에서부터 진압을 시작해 ‘토끼몰이식 작전’을 펼쳤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또한 화재에 대비한 특수 화학차와 철거민 투신 시 충격을 완화하는 매트리스 설치 등 안전대책이 미흡하기 그지없었다.

 

  ▲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운구행렬이 떠난 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1월 22일 오전 9시 30분 용산 철거민 진압 도중 숨진 고 김남훈 경사의 영결식이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등 100여 명의 경찰 간부와 50여명의 특공대 동료와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여당 내부로 부터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석기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영결식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후 시종일관 정모를 푹 눌러쓴 채 얼굴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어설픈 연기가 들통날까봐 두려워서인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김석기는 조사를 읽는 도중 고인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불법폭력 시위로 경찰이 희생당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고 말해 참석한 조문객들의 귀를 의심케 했다. 김석기는 용산 철거민 참사 진압작전에 서울시경 산하의 경찰 특공대 병력 투입을 최종 승인했던 인물다운 말을 사정없이 해대었다. 한 마디로 아직도 똥오줌 못 가리고 있었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난 후에도 자리에 앉아 손수건으로 눈물을 서너 차례 닦는 모습을 보였다. 김석기는 헌화를 하고 나서 김 경사의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였으나 외면당하고 말았다. 

 

▲ 동료를 보내는 경찰특공대원들의 뜨거운 눈물, 고 김남훈 경사의 경찰특공대 동료들이 고인을 보내며 논물을 흘리고 있다. 이들도 언제 사지로 내 몰릴지 모른다. (사진:오마이뉴스)


운구차가 떠난 뒤 눈물을 보이던 김석기에게 기자들이 다가오자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 안은 채 차에 올라탔다. 살인 진압 명령을 내린 자 다운 면모를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철거민들의 대부분은 그곳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세입 상인들이다. 길게는 30여 년 넘는 세월을 한 곳에서 장사해온 식당 할아버지요 생맥주집 아저씨ㆍ아주머니들이다.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일이기에 이 엄동설한에 거리로 내몰릴 수 없어 항의하러 올라갔을 뿐이다. 전 재산을 털어 장사해온 그들에게 겨우 3~5천만원 받고 나가라면 서울 시내 어디에도 발붙일 곳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분노도 가라앉을 것이고, 가지고 올라간 시너도 바닥나 자연스레 내려올 수 밖에 없는 게 철거 현장의 정리수순임을 경찰이 모른다면 옷 벗고 집으로 가야한다. 엄동설한 새벽에 물대포를 쏘아댄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람들이 죽었으니 현장지휘관을 비롯한 경찰관계자와 최종 승인자가 책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더욱이 자기 부하까지 무리한 진압 작전에 투입해 죽였으니 할복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김석기는 고개 쳐들고 시간만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히 가증스럽기 그지없는 인간이란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사건 당일 7시 26분 50초 “지금 이게 기름이기 때문에 물로는 소화가 안 됩니다. 소방이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거는 물로는 소화가 안 됩니다.”고 한 현장지휘관의 무전 교신조차 무시한 살인 작전에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에게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정녕 사람이라면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라. 그게 어청수와 당신 같은 자들이 걸핏하면 들먹이는 ‘15만 경찰’의 사기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옷 벗고 “최종 책임은 내가 진다”고 해야 한다.

 

이제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민중의 쇠파이프와 몽둥이로 둔갑한 경찰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작년 촛불집회 때 처럼 물대포를 맞아 가면서도 ‘비폭력’을 외친 촛불시민들 조차 이젠 ‘그냥 맞고 있지 않겠다’고 한다. 그리스 민중들의 정당한 저항에서 보듯이 이젠 최소한의 방어는 물론이요, 그것을 넘어선 어떤 행동을 취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내 생명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방어를 넘어서 적극적인 정당방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살아간다. 더 이상 얻어 맞아가면서 못 살겠으니 때리려거든 차라리 나를 죽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