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경민 앵커의 뉴스 마침 말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KBS 보신각 타종 중계방송을 정면 비판한 데 이어 2일에는 쉬운 말을 두고 일부러 어려운 용어를 쓰는 관행을 지적했다. 신경민 앵커는 이날 저녁 뉴스데스크 마지막 말에서 “이맘때면 힘 있는 분들이 어려운 사자성어를 쏟아내는 게 관행적 멋이다”며 “학습 높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어려운 책을 뒤져 말을 찾아내고 복잡한 심사를 거친다고 한다”고 해마다 교수들이 뽑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에둘러 비판했다. 앞서 교수신문은 1일 교수들이 뽑은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는 ‘화이부동’이라며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지만,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 (사진: MBC 화면캡처)
신경민 씨는 “올해 전망에서 영국신문은 쉬운 단어 하나, uncertainty 곧 ‘불확실성’을 내놨다”고 소개한 뒤 “솔직하고 진지하고 쉬운 이 말이 마음에 더 와 닿는 게 저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정보만 전하는 기계가 아니라 아나운서도 영혼이 있고 생각하는 정감 있는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는 최고 아나운서다”(ID ‘꿈꾸는자’), “지금처럼 앞으로도 진실만을 말해주시리라 믿는다”(ID ‘Reality’) 등 찬사를 보냈다. 누리꾼 ‘DAMUL406’은 “힘 있는 사람이 쏟아내는 어려운 말을, 사회적 약자가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다행히도,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무슨 말이 오가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진실을 보도하는 뉴스가 있어, 힘없는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힘 있는 자의 이야기만 줄줄이 나오지 않는 세상, 돈 가진 사람들의 소식만이 보도되고, 약자의 소리는 사라진 세상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MBC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신 앵커는 KBS 보신각 타종 중계방송 왜곡 논란과 관련 “언론, 특히 방송의 구조가 남의 일이 아니란 점을 시청자들이 새해 첫날 새벽부터 현장 실습 교재로 열공했다”고 정면 비판한 바 있다. 언론노조의 총 파업에 MBC노조가 가장 먼저 총파업으로 나서면서 혼자서 스포스뉴스까지 진행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에는 52일까지 한 적도 있다’며 지금의 파업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한 언론노동자들의 총 파업에 MBC의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서로 뭉쳐 있음’을 보여주고,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비추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악법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악마이기도 하지만, 정권의 목을 치는 부메랑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언론노조는 총 파업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신경민 씨의 말을 듣고 보니 난수표 보다 쉽지 않은 온갖 어려운 말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진보진영도 먼저 반성해야 한다. ‘먹물들이 우리말을 망쳤다’고 한 이오덕 선생의 말씀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대중들과 먼저 소통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말 통하는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는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이러고도 선거에서 표를 달라고 하면 표는 커녕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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