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남구와 수성구, 달성군 가창의 경계선이 있는 앞산은 여러 봉우리가 있습니다. 신천변 쪽에 있는 용두골 방향의 산성산, 성북산, 대덕산, 상인동 보훈병원 뒤인 청룡산 등 많은 봉우리를 합쳐 앞산(대덕산)이라고 부릅니다. 1832년에 편찬된 대구읍지에는 성불산(成佛山)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앞산의 큰 골은 상동교 쪽인 고산골과 파동의 용두골, 남구 대명동 안일사 쪽인 안지랑골, 상인동의 달비골이 있습니다. 고려의 태조 왕건이 팔공산 전투라 부르는 파군재 인근에서 견훤에게 대패하고 정신없이 도망가다 숨은 흔적이 곳곳에 있는 ‘조상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일사와 은적사를 비롯해 왕굴 등 많은 유적이 곳곳에 늘려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앞산에서 가장 동쪽인 산성산에 해돋이 구경을 갑니다. 대덕식당 건너편에서 올라가는 길이나, 상인동 달비골로 해서 올라가는 길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자기가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앞 사람을 따라서 그냥 가는 것이죠. 이명박 정권은 이 어려운 때 삽질이나 해대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초들은 끈질기게 ‘새해에 대한 희망’ 하나로 해돋이를 가는 것이지요. 소처럼 늦은 걸음이지만 끈질기게 걷는 그 걸음은 뒤로 밀리는 법 없이 앞으로 나아만 갈 뿐입니다. 대구의 심장부인 앞산을 파헤치려는 몰상식한 짓에 우린 저항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구판 경부운하를 막는 그 아름다운 저항의 기운을 받으러 해돋이를 간 앞산꼭지들이 2009년의 새해가 떠오르는 사진을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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