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주권운동

KBS 노조위원장 ‘언론 총파업 투쟁 선봉에 서겠다.’

녹색세상 2009. 1. 1. 13:57
 

KBS 노조위원장 ‘총파업 투쟁 선봉에 서겠다.’


2008년 마지막 날 오후 1시에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 저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 3차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사람들은 강동구 KBS 노동조합 위원장 당선자와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였다. 두 당선자는 30여 명의 KBS 사원들과 함께 집회 시작 10여분 전 현장에 도착했다. KBS 노조는 언론노조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 박승규 KBS 노조 위원장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언론노조 파업을 폄하하는 듯 한 발언을 하는 바람에 이미 집회 현장에서 수차례에 걸친 KBS 노조 ‘비토’ 발언이 나온 터였다.

 

▲ 강동구 KBS 노조위원장 당선자(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무대에 올라 “KBS 노조가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결의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30일 열린 총파업 2차 대회에도 KBS PD협회를 중심으로 20여 명의 KBS 사원들이 나왔지만 두 당선자가 집회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도 “KBS 노조 당선자들께서 이 자리에 와 주셨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저지 투쟁에 결코 언론 노동자가 둘 일수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 KBS 노조 위원장 당선자도 큰 목소리와 팔뚝질로 함께 구호를 외쳤다. 강 위원장 당선자는 최 당선자, 김덕재 KBS PD협회장,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 정조인 KBS 방송기술인협회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 결의 발언을 했다.


“권력자들은 누구나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을 장악해서 장기 집권 음모를 꾸민다. 우리가 분쇄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7개 미디어 악법 저지 투쟁은 일부 방송사의 민영화를 막는 투쟁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장기 집권을 막는 투쟁이다.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 KBS 노조는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2일 곧바로 비대위를 소집할 것이다. KBS 노조가 언론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최 당선자 역시 “독재자 무솔리니가 ‘왼손에 펜을 잡고 오른손에 리볼버 권총만 있으면 무서울 게 없다’고 했다”면서 “KBS 노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12대 노조 반드시 투쟁의 선봉에 서서 미디어악법 계략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부랴부랴 만드는 바람에 조악하고 키가 낮은 PD협회 깃발을 들고 나왔다”면서 “하지만 이젠 크고 높은 KBS 노조 깃발이 최선두에서 나부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최재훈 당선자는 집회 내내 맨 앞줄에서 피켓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현재 KBS 새 노조의 ‘통합 집행부’ 구성을 위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등 지난 노조 집행부와 방향을 달리했던 사원들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빠르면 새해 전에 이른바 ‘무지개 통합 집행부’ 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오늘 집회에도 1500여 명의 언론 노동자들이 참가해 ‘언론장악 저지’ ‘민주주의 수호’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동자 투쟁, 전  국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가 전 국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오늘밤 광화문 네거리와 청계광장에 다시 촛불이 켜질 것이며 우리는 그들과 뜨거운 밤을 만들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옥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언론노조 투쟁을 지지하는 펼침막이 집회 곳곳에 걸려있고 각 산별 노조의 ‘광고 투쟁’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새해가 되더라도 민주노총은 언론노조를 지원하기 위해 늘 대기 상태로 있겠다.”고 말했다.

 

  ▲ 허일후, 최현정 조합원 둥 MBC 본부 노래패 구성원들이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허일후 아나운서, 최현정 아나운서 등이 함께 만든 MBC 노래패가 무대에 올라 ‘아침이슬’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바위처럼’ 등의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웠다. 허일후 아나운서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란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새해에도 모두 함께 이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BS의 한 PD 조합원은 “당구시합 유혹도 바둑시합 유혹도 뿌리치고 이 곳에 왔다.”고 했다.


“요즘 당구가 물이 올랐다. 짠 200을 치는데 목표는 300이다. 바둑도 좋아한다. 종무식이 끝나면 항상 이런 유혹이 들어오는데 다 물리치고 왔다. 사람이 식욕, 성욕을 느끼는데 이런 것까지 다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의지는 참을 수 없다. 그런데 (국회를 가리키며) 저기 있는 사람들이 이 의지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 제작 15년차다. 제작하고 싶어서 아주 죽겠을 연차다. 그런데 왜 자꾸 건드리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아이들이 반드시 물을 것이다. ‘그때 아빠 어디 있었느냐’고. 그래서 이렇게 외치겠다. 00아, XX아 아빠 이 자리에 있다~”


MBC 한 기자 조합원은 “사람들이 바다를 자주 찾는 이유는 바다가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면서 가장 넓게 포용하기 때문”이라면서 “파업을 승리로 이끌어 반드시 낮은 우리의 모습을 다시 찾아올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한편 오늘 집회 행사장에는 한 시민이 보낸 컵라면 500개, 김밥 100줄, 장갑 100켤레가 도착하기도 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언론노동자들은 오후 3시 30분께 집회를 마무리한 뒤 지본부별로 흩어져 자체 일정을 진행 했으며 저녁 8시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 다시 모여 광화문, 종각 일대에서 대 시민 선전전을 벌였다. ‘MB악법 저지 48시간 범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는 저녁 7시 무렵 탑골공원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음모에 저항하는 언론노동자들의 아름다운 총파업에 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마이뉴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