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접경지 이스라엘 지상군 집결, 공격준비 완료
팔레스타인 땅은 원래 유대인들이 살았으나 삶의 터전을 떠나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다. 지금의 집시와 같은 방랑생활의 연속이었으니 그들이 받은 서러움이 얼마나 컸을까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2차 대전이 한창일 때 자국민들의 피를 덜 흘리고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은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전쟁이 승리로 끝나면 이스라엘 건국’을 약속해 유대인들의 참전을 유도한다. 떠돌이 생활에 지쳐 있는데다 히틀러로 부터 대량학살을 겪은 그들은 적극적으로 전쟁에 뛰어들어 독일과 이탈리아를 상대로 치열하게 싸웠다. 유전으로 가득 찬 중동지역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좋은 교두보를 만들 필요성도 있던 영국과 미국은 천년 넘게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몰아내는데 필요한 모든 물자를 아낌없이 제공했다.
▲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8일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부상당한 한 남성을 가자지구의 시파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27일 이스라엘 군의 가자지구 공격이 시작된 이후, 31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했고 6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사진:AP 연합)
전쟁이 끝날 무렵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많이 이주해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인들과 사이좋게 살았다. 오직 ‘이스라엘 건국’만 생각한 그들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사이좋게 지내던 이웃을 전승국들의 힘을 빌려 사정없이 내쫓아버렸다. 1000년이 넘는 세월을 떠나 있던 사람들이 정착해 살고 있던 그 땅의 주인들을 몰아내 버린 것이다. 이스라엘이 자행한 짓은 ‘만주가 고구려 땅이니 내 놓으라’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 팔레스타인의 무장조직은 이스라엘을 향해 끊임없는 저항을 하면서 잃어버린 자기 땅을 찾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계속했다. 잃어 버린 땅을 찾으려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에게 이스라엘이 저지른 전쟁범죄는 상상을 초월한다. 저항조직의 지도자들이 붙잡히면 잠 안 재우기 고문은 기본이고, 손톱 밑을 바늘 같은 것으로 찌르며 고통을 주고, 고문으로 하반신을 못 쓰게 만드는 등 온갖 고문 기술을 다 동원했다.
미국의 중재 아래 평화협정을 채결하며 팔레스타인 건국까지 인정해 놓고도 곳곳을 봉쇄하는 등 이스라엘의 횡포는 극에 달했다. 협정 체결까지 한 그 땅 마저 이스라엘은 빼앗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29일(현지시각) 사흘째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계속하면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치세력 하마스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인구밀집 지역에 강력한 폭격이 집중되면서 사망자 최소 345명에 부상자 1550여명 등 희생자가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는 유혈의 땅으로 변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주민에게는 아무런 적대감도 없지만, 하마스와 그 대리인들과는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작전은 필요한 만큼 확대되고 깊어질 것”이라고 밝혀 무차별 공격을 감추지 않고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원들의 모습. 그들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다 죽는 것을 ‘성전’이라고 믿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접경지대에 탱크와 보병 등을 집결시켜 본격적인 지상전 채비를 갖췄다. AFP통신은 “수십 대의 이스라엘 전차와 보병 수송트럭이 접경지대 여러 곳에서 시동을 켜놓은 채 진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으나 하마스의 강력한 저항을 두려워한 이스라엘 병사들은 잔뜩 긴장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스라엘 공군기들은 이날 가자시티 인근 난민촌에 있는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집을 비롯해 하마스 정부 청사 등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하마스는 로켓탄 약 40발을 쏘며 맞섰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알아라비야’가 전했다. 중동지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격렬한 비난과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시리아는 28일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은 중동 평화협상의 모든 문을 닫아 버렸다”며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한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이날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응전태세에 들어갔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가자지구는 아비규환 상태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폭발음과 절규, 사이렌 소리 등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고, 식량을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폭탄 투하로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의 국경이 뚫리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대거 몰려든 라파 지역에선 28일 또 다른 총성이 울렸다. 이집트로 탈출하려던 팔레스타인 청년 한 명이 이집트 경찰의 발포로 숨진 것이다. 식량과 의료품을 구하러 국경을 넘으려던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8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전면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29일 “폭력사태가 끝나려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멈추고 지속될 수 있는 휴전에 합의해야 한다”며 이스라엘 편을 거들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진영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란 든든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향한 무차별 폭격을 멈추지 않으면 싸움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전쟁을 파는 무리들인 무기장사꾼 대부분은 유대계라 전쟁을 하면 할수록 그들의 돈 벌이는 잘 된다. 군산복합체로 이루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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