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누가 한미FTA를 신자유주의체제가 아니라고 우기는가?

녹색세상 2008. 12. 12. 02:06
 

FTA는 다자간협상인 DDA(도하개발어젠다)가 난항을 겪고 중단되는 상황에서 양자간 협상을 통해서 무역협정을 맺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FTA는 레이거노믹스에 입각하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시작으로 확산됐습니다. 아버지 부시 때 협상을 타결, 비준했고 클린턴 때인 1994년에 발효가 됐습니다. FTA의 성격은 신자유주의의 모든 부분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일단 레이거노믹스의 성격을 알아야 합니다. 레이거노믹스는 신자유주의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에 뒷받침을 해준 시카고학파는 신자유주의학자들이고, 감세와 규제철폐, 정부지출 축소, 시장방임주의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습니다. 이것을 확대하여 적용한 것이 바로 FTA였고, 그 시작을 NAFTA로 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FTA협정은 단순 무역협정의 형태를 벗어나 시장경제의 우위와 주도권마저 강자의 논리에 맞춰지도록 하였습니다. 따라서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멕시코의 경우는 다국적 미국계 자본에 완전히 침식을 당한 상태이고, 경제규모가 좀 컸던 캐나다의 경우 복지예산의 축소, 기업경쟁력 약화, 고용불안 등의 문제점이 나타 노숙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경우는 멕시코와 경우가 아주 유사합니다. 멕시코의 경제규모가 한국보다 못하다고 생각을 해 한국을 멕시코와 견주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은 우리들의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국내 자본과 미국의 자본규모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경쟁상대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망상치고는 심한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한미FTA협정을 미국이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인 노무현이란 사람이 들고 나왔고, 집권당이었던 민주당은 제대로 검토조차 하지 않고 강행에 동의했으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은 그 연장선에서 일어난 것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멕시코의 금융시장이 미국계 자본에 점령당한 것도 이러한 엄청난 미국자본이 들어오면서 규제 없는 자유경쟁을 통해 축출당하고 흡수되면서 완전히 잠식을 당한 것입니다. 식량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값 싼 미국계 다국적 농산물 업체가 공급하던 식량으로 인하여 멕시코의 농업은 완전히 피폐화되고, 식량시장을 완전히 점령한 후 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멕시코는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미국계 기업의 하청업체가 되거나 경쟁에서 지면서 도산하거나 폐업을 하면서 산업구조 마저도 미국에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사파티스타 원주민들이 밀림 속에서 총을 들고 봉기를 했겠습니까? 일부 재벌기업만 살아남았지만 이들 역시 미국의존도가 높은 것들일 뿐입니다. 이러한 자본과 방임적 시장주의가 한국에 적용된다면 멕시코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한미FTA는 위에서 언급한 NAFTA보다 더 강력합니다. 단순 무역협정이 아닌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부분을 FTA에 끼워 맞추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거의 모든 분야를 FTA 즉 신자유주의적인 방임적 시장주의에 내맡겨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에 미국의 한국에 대한 잠식 속도에 완급을 조절하면서 멕시코와 같이 완전히 잠식을 당하게 되는 시기가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그 시기가 당장 눈앞에 닥치지 않는다고 하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게 모르게 한미FTA 체재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민영화나 규제철폐, 한미FTA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한 정리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단순히 하나의 사안으로 받아들여서 그것에만 반대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한미FTA가 발효가 된다면 단순히 정권차원이 아닌 국제협정에 의해서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FTA라는 자체가 신자유주의 레이거노믹스의 연장선입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는 이러한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탈피하고 새로운 경제 질서를 세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 내부에 국한된 것입니다. 외부적으로는 이러한 신자유주의적인 형태를 유지를 해야지 미국에게는 더 많은 이득이 돌아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중 잣대를 내밀고 있는 것입니다. 공정무역을 주장한다면 당장 NAFTA부터 고쳐야하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고, 한미FTA에 한국 측이 불리한 불공정한 부분이 80% 이상이라는 것이 미국 측에서 흘러나온 말이지만 그것 자체를 건드릴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머지 미국이 조금 더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더 얻어내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미FTA는 분명히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입니다. NAFTA를 제외하고 다른 FTA를 한 국가들이 신자유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느냐는 억지 말에 “다른 FTA를 체결한 국가들은 한미FTA와는 달리 규모도 작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FTA를 하였지만 한미FTA의 경우는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신자유주의에 잡아먹히게 되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미FTA는 필요 이상으로 거대하고 포괄적입니다. 그리고 그마저도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정입니다. 그 협상 대표가 ‘꿈도 영어로 꾼다’고 자랑한 미국 사립고등학교 출신의 김현종이었다는 게 정말 웃기는 일이죠. 얼마나 당당하지 못한 협상이었으면 협상장을 경찰 병력으로 에워싼 채 강행했겠습니까?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출입마저 가로막은 채 경찰을 동원해 밀어붙인 노무현 정권은 분명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 오바마는 공정무역에 대한 주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미FTA 협정문을 파기하여도 이것에 대한 보복을 하기에는 자신의 주장에 위배됩니다. 지금이 정말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기하고 필요한 만큼만 새로 공정하게 협상을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현재의 협정문을 비준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반대의 목소리가 커져야합니다. 정말 미친 듯이 반대하여 이 국내에서 협정문이 먼저 비준하고 오바마의 이중 잣대에 맞춰서 미국에서도 비준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다행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우리가 살 길을 찾지 않으면 영원한 미국의 똘마니가 될 뿐입니다.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