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전교조 압수수색한 검찰은 부끄럽지 않은가?

녹색세상 2008. 12. 12. 01:35
 

검찰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조직적으로 주경복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선거 비용을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교조 서울지부와 산하 5개 지회를 압수수색했다고 합니다. 전교조가 소속 교사들에게 주씨를 지원하도록 지시 또는 독려했다면 공무원의 정치활동 금지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법이 금지하고 있는 정치활동을 한 이유로 수사를 하는 것이라면 딱히 이에 대하여 까지 뭐라 할 말은 없을 것입니다. 교수는 정치활동을 해도 되고 같은 선생인 초중등 교사들은 못하게 한 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형평성에 맞지 않지만) 그러나 문제는 그 형평성에 있습니다. 공정택 현 교육감에 대한 정치자금법위반혐의 및 뇌물혐의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나온 전교조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기에 더더욱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검찰은 ‘촛불시위자들, 왜곡언론 반대 언론소비자들 및 전 정권 인사들과 심지어 여당실세에 맞짱 떴던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 공안 사정을 치룬 바 있습니다. 이 중 촛불시위자들 및 언론소비자들에 대하여는 특히 ‘소 잡는 칼로 파리 잡는 격’의 구속영장 청구 남발의 모습을 보이다 결국 법원이 보석결정을 하는 바람에 그 체면이 말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지요. 또한 전 정권 실세들에 대한 무분별한 수사와 기소 역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및 무죄선고에 의해 스스로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공고히 다지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검찰은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외치며 비권위주의적 대통령 앞에 비열하리만치 투정하기도 했습니다. 자, 그러던 검찰이 이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게 되었다며 좌충우돌 장난질을 해 댑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대화한 그때 검사들이 “노무현은 너무 몰아 붙였다”고 했고, “MB 마음 놓인다” 고 했으니 검찰집단의 인식 수준을 굳이 물어볼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공안정국을 조성하지 않더라도 원래 검찰은 ‘권력 중 권력’의 지위에 있습니다. 그러한 검찰이 현 정권의 정치적 반대파 숙청에 목을 메다보니 결국 그들은 스스로에게 ‘떡검’이라는 불명예의 멍에를 씌우게 된 것입니다.

 

검찰은 상명하복의 동일체원칙이 지배하는 조직입니다. 검찰총장을 필두로 일사천리의 명령과 복종에 의해 각 검사들이 검찰이라는 하나의 조직이 되어 사건을 진두지휘합니다. 이런 조직적 생리로 말미암아 정권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정의로운 사명감을 갖고 있는 검사는 결국 그 조직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회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검사, 외부적 힘의 논리에 굴복하지 않는 꿋꿋한 검사로 이루어진 그런 검찰을 국민들은 원합니다. 조만간 새로이 검사 임용을 꿈꾸며 졸업을 준비하고 있을 사법연수원생들이 지금의 ‘정치떡찰’소리를 들어가며 무슨 보람으로 일을 할 것인지 걱정입니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권력의 사냥개 노릇을 자처하며 충성하는 노릇을 멈추지 않는 한 검찰의 공신력은 추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