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순수한 행동이라고 해야 하나, 낯부끄러운 구걸이라고 해야 하나. 집권당의 실세와 청와대 핵심 참모들까지 참석할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한 행사장이라 더 관심을 가지고 봤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100여 개 보수우익 단체가 합동으로 후원행사를 연 1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 설치된 세 모금함을 보고 나는 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다. 태어나 처음 보는 매우 ‘친절한’한 모금함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에 나와 있듯이 보수우익 단체는 자신들이 필요한 세 가지 물품 - 손수레, 휴대용 무선 엠프, 빔 프로젝터 - 사진을 전시했다. 사진에는 큼지막한 제품 가격을 비롯해 제품의 용도, 무게, 특징 등이 아주 친절하게 나와 있다. 돈 내는 사람이 알 필요도 없는 내용까지 적어 더 없이 친절한 설명이다. 그리고 그 바로 아래는 최소한 제품을 살 수 있는 만큼의 돈을 넣어달라는 모금함이 설치돼 있다.
▲ 이렇게 자상하고 친절한 뉴라이트 행사장의 모금함은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할 것 같다.
함께 ‘반공영화’를 보려면 빔 프로젝터가 있어야 하고, 광장에서 “좌파 종식”을 외치려면 무선 앰프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리고 그 모든 장비들 옮기며 허리 부러지지 않으려면 손수레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게다가 다소 노골적으로 아래의 사진처럼 ‘구입희망물품’이라고 확실히 써 놓지 않았나. 서로 민망하지 않으려면 돈 좀 넣어줘야 한다.
▲ 모금함에 천원짜리 한 장도 없이 종이만 들어 있어 쓸쓸하기 그지없다.
역시 이 땅의 보수우익이다. 기부천사 문근영을 좌익으로 몰고, 문근영을 칭찬하는 언론을 향해 ‘좌익의 선동’이라고 비난하던 그 수구 우익 맞다. 기부 한 번 시원하게 하면 좌익으로 몰릴 판인데, 어찌 수구 우익이 기부를 할리 만무하다. 조계사에서 식칼 테러사건이 발생하자 ‘안티이명박’ 회원들은 몇 일 만에 6천만원 가까운 후원금을 낸 것과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촛불이 ‘좌익’이고 빨갱이라서 그렇게 공개적으로 신속하게 움직였다면 정말 할 말 없다. 우리나라 수구우익의 일관성 하나는 대한민국 최고를 자랑하고도 남는다. (오마이블로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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