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이명박,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안에 부자가 된다고?

녹색세상 2008. 11. 26. 16:35

 

‘주식사서 부자 된다면 이명박 너부터 먼저 사라’는 결론부터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펀드계의 삼성인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도 ‘100년 만에 올까 말까 하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는데 그런 기회를 왜 남들에게 알려주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과 박현주 둘은 너무 닮았다. 입만 열면 거짓말 아니면 뻥인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로스엔젤리스에서 가진 동포 리셉션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이내에 부자가 된다. 사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원칙이 그렇다.”는 말을 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곱게 들으려 해도 그 말은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길바닥 장사꾼의 속이 뻔히 보이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말은 우리 귀에는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이내에 쪽박을 찬다’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인간이 어떻게 1년 후를 알겠는가? 하물며 몇 달 후에 일어날 금융대란도 예측 못하고 집권하자마자 환율을 올린다 뭐다 하며 난리를 치다 나라 경제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정부가 어떻게 감히 1년 후의 경제를 예측할 능력이나 있겠는가?

 

 

 

그야말로 선무당 사람 잡는 이야기 아니면 무책임하게 국민을 현혹하고 선동하는 말이다.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말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분명히 짚어야겠다. 아무리 봐주고 곱씹어도 그것은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점쟁이를 찾아가 ‘지금 주식을 사야 합니까? 사지 말아야 합니까?’하고 물을 때 점쟁이가 답변할 만한 말이다. 또 사기꾼들이나 약장수들이 그런 말을 잘 한다. ‘자 지금 안 사면 후회해요. 후회. 자 사세요.’란 말은 많이 들어봤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런 말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듣고 있다. 정말 1년 안에 부자가 될 비법이 있다면 대통령이 갖고 있는 300억대의 재산으로 몽땅 주식을 사야한다. 1년 후에 그 돈을 1,000억으로 불려서 이익은 본인이 갖고 원금만 약속대로 기부하면 된다. 돈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데 대통령이라고 투자 못할 이유가 있는가? 더욱이 이 어려운 때에 대통령이 솔선수범을 하면 비난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을 믿고 너도나도 주식에 투자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르긴 해도 대통령부터 지금 주식에 투자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을 것이다. 또 대통령이 지금 주식에 투자할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일전에도 대통령은 상황이 어려우니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간간이 애드벌룬만 띄우며 지금까지 하지 않고 있다. 자기 돈은 아까워 투자하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투자를 하라고 계속 권하는 것은 무슨 짓이란 말인가? 지금 대통령의 말을 믿고 주식에 투자할 사람이 있다면 좀 모자란 사람이거나 대통령의 말이라면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이다.


솔직히 말해 지금 대통령의 말을 믿고 주식에 투자했다가 1년 안에 부자가 될 확률보다는 쪽박을 찰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그만큼 아직 세계경제는 불안정하고 우리나라 경제는 취약하기만 하다. ‘이제 위기가 시작이고 바닥을 알 수 없다’고 하는 지금 국민들은 좀 더 진득하게 기다리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하다. 이 정부는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벌써 몇 번이나 잘못된 예측을 내놓았고 그때마다 번번이 국민은 물을 먹었다.


얼마 전에도 한미 통화스와프인가 뭔가를 하고는 위기는 끝났다고 자화자찬하더니 지금 상황이 어떤가? 그러니 정부의 말은 크게 믿을 게 못 된다. 더욱이 주식과 관련해서는 국민은 언론이나 정부나 유관기관의 말을 너무 신뢰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들의 말을 믿으면 꼭 막차를 타고 쪽박을 차게 된다. 대통령이 굳이 주식을 사라고 독려하지 않더라도 경제가 안정이 되고 정책이 신뢰를 얻으면 국민은 다들 알아서 산다.


그렇지 않고 오늘일까 내일일까 하고 위태위태한 시국에 국민에게 주식을 사라는 것은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는 위험한 짓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행여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2~3년 후에는 전 세계가 한국이 위기 속에서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워야 할 것’이라니? 세상이 웃을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가 누구더러 배우라고 이야기할 처지인가? 경제정책이 갈팡질팡하면서 우리가 위기 속에서 한 단계 발전한다니?


더욱이 남들에게 우리를 배우라니? 이거야 원 도대체 뭘 배우라는 건가?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걸 배우라는 건가? 발전할 건더기가 있어야 발전할 게 아닌가? 그러면 “경제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소득만 높다고 해서 일류국가라고 할 수 없으며, 법과 질서가 지켜지고 선진국 같은 일류 국가의 격을 갖춰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또 어떤가? 언제는 경제성장만 살길이라며 747을 부르짖더니 갑자기 웬 딴 소리인지 모르겠다.


더욱이 ‘선진국 같은 일류 국가의 격’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일류 국가의 격’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일류 선진 국가’는 상식이 통하고 모든 국민이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이다. 그런데 이 나라는 빈부의 격차가 미국보다 더 심하다. 그리고 국민들의 최소한 생존에 대한 보장도 전무하다. 그런데도 재벌과 부자들은 온갖 특혜폭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또한 대통령 자신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은 부를 독점하기 위해 헌법마저 농락한다. 그러면서 ‘일류 국가의 격’이라니 참으로 우습다.


속이 빈 화려한 말은 국민을 짜증나게 하고 불신감만 조장한다. 그리고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다. 법과 질서는 모든 위정자들이 앵무새처럼 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말을 강조하는 위정자들이 대체로 법과 질서를 무시하거나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대통령의 말을 듣다보면 이 정부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있으면 그저 아슬아슬한 느낌 밖에 들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정말 위기가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위기를 극복할 치밀한 중장기 기본계획도 없이 그저 내일이면 잘 되겠지 하는 터무니없는 무책임이 이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주식하면 1년 안에 부자된다’는 소리는 북에서 날린 대남 삐라가 아닌지 국정원은 조사부터 해야 할 것 같다. 너무 황당해 국민들을 불안케 했으니 ‘유언비어 유포죄’로 잡아 들여야 하니까. (한토마 인용. 한겨레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