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예

패션모델, 옷을 벗고 문화를 입다

녹색세상 2008. 10. 23. 04:27

 

 

 

“천박한 스타일이 스타일 없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유명한 패션지 ‘보그’의 전 편집장 아나 윈투어가 이렇게 말했다죠. 혹자는 ‘스타일’이라는 단어를 옷과 머리 모양에 한정하지 말라고 까칠하게 반박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윈투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네게 취향이 있느냐’는 물음이 아니었을까요? 요새 패션모델들은 이런 윈투어의 철학을 앞장서서 실천에 옮기는 것 같습니다. 주는 옷을 입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나는 이런 스타일과 문화를 추구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적극적인 존재로 말입니다. 항상 냉혹한 ‘제3자’의 글쓰기를 강요받은 사람이 독자들에게 까놓고 “소설가 김 훈처럼 기사를 쓰겠다”고 말한다고 비유하면 될까요? 모델 송경아(위 사진 가운데, 오른쪽)가 진행하는 엠넷의 ‘아이엠어 모델’이나 ‘트렌드 리포트 필’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송씨는 ‘바자’ 등 여러 잡지를 거쳐 세계적인 화장품 맥의 한국인 최초 모델로 무대에 서는 등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세대 모델의 ‘진화’는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닙니다.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씨가 송 씨에 앞서 홍콩ㆍ파리 등에서 활약했던 모델 아카데미 에스팀의 김선영 원장을 함께 부른 이유입니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김 원장이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서 어떤 역을 맡았는지 기억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