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만평

촛불 시위 국보법 적용 검토-촛불이 빨갱이란 말인가?

녹색세상 2008. 9. 8. 15:27
 

우리나라에 이렇게 빨갱이가 많을 줄 지금까지 미처 몰랐다. 경찰은 지난 4개월 동안 이 땅에서 일어난 촛불집회를 놓고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겠다는 기사를 읽었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우리 국민들의 판단 수준이 낮다고 재단하는 공안통들이야 말로 의식수준이 낮기 그지  없다. 수많은 국민들이 몇 명의 빨갱이들의 선동에 의해 촛불을 들었단 말인지 정말 갑갑하기만 하다. 이번 촛불집회는 국민의 건강 주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한 수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온 것이다. 좀 더 깊이 들여다 보면 87년 민주화 투쟁 이 후 군사독재정권을 몰아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뛰었는데 갈수록 극심해져만 가는 빈부 격차와, 희망을 잃어 버린 국민들에게 쌓인 분노가 폭발한 일을 놓고 진보단체의 조정이나 아고라의 몇몇 누리꾼에 의해 우매한 국민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매일 시청으로 광화문으로 청계광장으로 달려 나갔다는 것인지 소설 치고는 너무나도 유치하기 그지없다.

 

  ▲시국 예배를 마친 후 종로5가에서 탑골공원까지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공안기관은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 할지라도 수사를 할 때 적어도 한번 정도 생각을 하고 움직여야 한다. 지금 당장 여론 조사를 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망각한 채 촛불을 주도했다는 단체에게 구시대의 유물이요 유엔으로 부터 ‘인권 침해의 요소가 많으니 폐지권고’를 받은 국가보안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한나라당은 이런데 써먹기 위해 노무현 정부 때 국가보안법 폐지를 그렇게 반대했는가. 세계 인권단체와 유엔에서도 우리나라 국가보안법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한 것을 상기하면 노무현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지 않은 것은 정말 멍청한 짓으로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언제라도 무고한 시민들을 빨갱이 몰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사문화되어 별 의미가 없다고 하는 것은 정신 나갔거나 공안기관이 마치 국민들을 잘 섬기는 머슴으로 착각하고 있거나 둘 중의 하나다. 시국 사건이 생기면 무리한 법 적용으로 국가보안법은 엉뚱한 사람을 잡는 올가미처럼 인식이 되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처럼 자유롭게 변신하는 우리의 국가보안법은 지금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이번 촛불집회로 아고라에서 글을 쓴 여러 누리꾼들이 구속됐거나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광우병 대책위 집행부도 지금 수배중이거나 구속이 된 상태이다. 이들이 촛불집회를 주도해 국민들이 한 손에는 초를 들고 한 손에는 피켓을 들고 자신의 생계까지 포기를 하며 봄부터 여름까지 목소리를 높였다고 생각한다면 그가 누가 되었든 바보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보안법을 그렇게 적용해 빨갱이를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촛불집회에 참석한 모든 시민들에게 적용을 해야 형평성에도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 모두를 잡아들여 국가에 심각한 위험을 가했으니 감옥에 넣어야 한다. 또 촛불집회에 자원봉사를 했던 의료인들과 인권감시단체ㆍ국회의원과 현장에서 직접취재하면서 뛴 언론사 기자들도 몇몇 빨갱이들의 목소리에 넘어가 거리로 나갔으니 당장 집어넣어야 한다. 더불어 빨갱이들의 준동에 꺾이지 말아야 할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대통령도 수사를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을 보고 반성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 자신의 학창시절 행동했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빨갱이들 손에 놀아난 촛불을 들고 이런 생각을 했다면 분명 문제가 된다.


경찰은 지금 생각을 잘 못 해도 한참을 잘 못하고 있다. 이번 촛불집회를 주도했다는 단체나 개인을 백번 양보를 해서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국가보안법으로 잡아넣겠다는 발상은 또 다시 대다수의 국민들을 우롱한 짓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경찰은 촛불의 의미를 먼저 깨닫고 법을 적용하든 잡아넣든 하기를 바란다. 참으로 시절이 하수상하다. 국가보안법 적용 기사 정보는 어디서 나왔을까. 방금 새로운 기사가 떴다. 경찰은 전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해프닝이어서 다행이다. 그 누구도 혹여 국가보안법과 촛불로 연결시킬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 어찌 이런 생각을 한단 말인가. 갈라진 국민들 마음을 잘 다독거려 하나로 묶지는 못할망정 철지난 국가보안법이 지금 다시 등장한단 말인가. 그것도 촛불집회를 놓고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정말 있다면 누구인지 할 말을 잊게 한다. 신공안정국을 꿈꾸고 있는 무리들이 설치는 꼴이 가히 가관이다. (아고라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