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국제미술전 참가작 ‘삼성·김일성 사랑’ 문구
보수단체 ‘철거’ 요구에, 주최 쪽 액자로 글씨 가려
전남 여수 국제미술전에 전시된 한 외국 작가의 작품에서 ‘우리는 삼성과 김일성을 사랑한다’라는 영문 문구가 새겨진 것을 두고 생뚱맞은 용공 시비가 일고 있다. 여수시는 4일 ‘2008 여수 국제아트페스티벌’에 전시된 핀란드 작가 리코 사키넨의 작품 ‘삼성 대 김일성’(사진)을 보고 재향군인회, 충호회 등 일부 보수단체가 철거 요구를 해왔다고 밝혔다. 여수시 광무동 진남문예회관 벽면에 설치된 가로 8m 세로 3m 규모의 이 작품 상단에는 ‘WE ♡ SAMSUNG AND KIM IL-SUNG’이라는 영문이 검은 글씨로 새겨져 있다. 하단에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는 뚱뚱한 돼지 캐릭터가 삼성ㆍ현대ㆍ김일성ㆍ김정일ㆍ대한항공,ㆍ한나라당 등 남북한을 대표하는 상징 18개를 쳐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사키넨은 누리집에서 이를 두고 “삼성은 남한의 최대 재벌이고, 김일성은 북한의 오랜 지도자였다”며 “독일에서는 벤츠와 히틀러, 멕시코에서는 멕시칸푸드와 멕시코 이민자를 대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일부 관람객들과 보수단체들은 ‘김일성을 사랑한다’는 문구를 문제 삼아 철거를 요구했고, 국가정보원과 전남경찰청은 경위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처벌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만약 국가보안법을 적용했다가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것이고, 미국조차 폐지 권고를 했다는 것을 수구꼴통들은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수시는 “개막 사흘 전 시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외국 작가 10여명이 그런 편협한 시각을 보인다면 철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작품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김일권 전남대 교수는 “남북의 대표적 상징을 보여주며 우화적으로 과도한 상업주의와 정치주의를 비판한 작품”이라며 “예술로 바라보지 않고 생각할 여백을 열어놓지 않으려는 의식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보수 정당의 정치인이자 전형적인 친미사대주의자인 노무현을 빨갱이라고 개 거품 물던 인간들이 이명박 정권에서 얼마나 더 설칠지 걱정이 앞선다. (한겨레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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