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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못내 자살’…먼저 간 대학생에 네티즌 ‘충격’

녹색세상 2008. 9. 2. 17:34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던 대학생이 개강 첫날 학교에서 자살을 선택해 충격을 던져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0시경 전북 전주의 한 대학교 공연연습실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2학년 A씨가 천장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을 처음 발견한 후배 B군씨는 “수업을 듣기 위해 연습실에 갔는데 문이 잘 열리지 않았다”며 “문을 밀치고 들어가 보니 선배가 목을 매단 채 허공에 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등록금을 못내 비관한 대학생이 자살한 전주 모 대학교의 연습실(사진:뉴시스)


현장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내지 못해 먼저 간다”며 “여자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도 함께 발견됐는데, A씨의 친구들은 “A군이 학기마다 등록금 마련 때문에 고민했다”며 “등록금이 없어 휴학을 해야 할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A씨는 담당 교수와의 상담 끝에 휴학을 결심했으며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수차례 은행을 찾았지만 매번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서 내용과 주변 사람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가정형편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충격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참으로 안타깝다’, ‘펴보지도 못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젊은이가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비통하고 처참하다’, ‘이제 대학도 돈 있는 학생들만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특히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요구가 여타 정치 이슈에 묻혀 주목받지 못했던 것을 지적하며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가 열린 지 오래인데 정부는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어떤 대책을 준비 했나’, ‘등록금 절반으로 줄여주겠다던 공약은 어떻게 된 것이냐’,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학생들이 당장 등록금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다면 경제 살리기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참여연대는 9월 2일 논평을 통해 “우리 사회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많은 이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며 “결국 또 한 귀중한 생명이 안타깝게 지고야 말았다”며 A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이어 “언제까지 엄청난 등록금 부담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만 전가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정부와 국회, 대학 당국은 하루빨리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31일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국회 민생안정대책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학자금대출 신용보증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대학생은 2008년 1학기 기준 32만 7,000명으로 이 중 14만 2,000명이 7.65%의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정책자금 대출금리보다 턱없이 높은 수준으로 미국은 연 5%에 졸업 후 9개월의 유예기간과 10년 이내 상환기간을, 일본은 최대 3%의 이자율을 제공하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정부가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돈놀이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나라에 살아야 하는지 정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이건 국가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사건에 책임 있는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