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입니다. 지나간 여름은 위대하였습니다.
태양 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눕히고 광야로 바람을 보내 주소서.
일 년의 마지막 과실이 열리도록 따뜻한 햇볕을 몇 일 만 더 베풀어 주십시오.
과실이 익을 대로 잘 익어 마지막 감미 향긋한 포도주에 깃들일 것입니다.
지금 혼자만인 사람은 언제까지나 혼자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밤중에 눈을 뜨고 책을 읽으며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 불안스레 가로수가 나란히 서 있는 길을 걸어 다닐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아슬한 곳에서 내려오는 양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양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집니다.
그리하여 밤이 되면 무거운 대지가 온 별들로부터 정적 속에 떨어집니다.
우리도 모두 떨어집니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집니다.
그대여 보시라, 다른 것들을... 만상이 떨어지는 것을...
하지만 그 어느 한 분이 있어 이 낙하(落下)를 무한히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십니다. (좋은 글, 사진:한바다님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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