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결정은 반긴다. 하지만 아직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단지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문제만 가른 것뿐이다.”
지난 28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다시 자유의 몸이 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하 사노련) 운영위원장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의 말이다. 그는 29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공안기관들이 여전히 옛날 방식과 옛날 사고를 가지고 수사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검찰이 갖고 있는 나와 관련된 파일만 1만 쪽이 넘었다”면서 “수사를 받으면서 공안기관들이 1년 전부터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을 주목하고 기획수사를 벌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정세 등을 고려해 언제 터뜨리느냐만 남아있던 문제인데 기관들이 시점을 잘못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지난 28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다시 자유의 몸이 된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운영위원장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검찰이 갖고 있는 나와 관련된 파일만 1만 페이지가 넘었다”고 말했다. (사진:오마이뉴스)
“1년 전부터 기획수사…촛불 이후 공안정국 위해 지금 터뜨린 것”
공안당국이 오 교수 등에게 집중 조사한 부분은 사노련의 이적단체성, 촛불노동자행동강령 등 이적표현물 제작 및 배포, 촛불집회와의 연관성 등 세 가지다. 오세철 교수는 검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수사관들이 내게 ‘사회주의가 뭐냐’고 물었다. 나는 ‘사노련은 비밀도 없고 모든 문건을 홈페이지에 공개해놨으니 그것 보고 참조하라’고 답했다. 사실 그 이상 할 말도 없어 거의 묵비권을 행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 교수는 이어, “우리 운동이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에 비해 공안 기관들이 수십 년 전의 관행대로 수사를 진행했다”며 “조직사건으로 만들려다 보니 긴급체포도 하고, 압수수색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 교수는 “1년 전부터 나를 비롯해 동지들을 주목해왔으면 사노련 출범(사노련은 지난 2월 공식 출범했다) 전에 잡아갈 수도 있었는데 지금 이를 터뜨린 것은 촛불 이후 공안정국 회귀를 꾀한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가 촛불의 배후세력이라던가 폭력투쟁에 앞장섰는지 알아보려는 의도가 보였다”고 말했다.
“우리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쇠고기 문제도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의 문제라고 봤다. 또 촛불을 통해 대중들이 노동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해 열심히 활동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적으로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을 바란다.”
“공안탄압은 여전히 진행 중…공동 대응 필요해”
오 교수는 최근 탈북자를 가장한 간첩 혐의자가 적발되는 등 가열되고 있는 공안 분위기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권이 촛불 민심을 여전히 읽지 못하고 명줄을 재촉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 이명박 정권은 그동안 한국사회가 이룩한 일반 민주주의의 성과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그에 대한 당연히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우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시켰지만 이명박 정권의 공안탄압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모든 운동 진영에서 조만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 다 같이 이야기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운동진영은 이명박 정부의 공안탄압에 대한 저항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더 높은 차원의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민대책회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선을 만들자”며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오마이뉴스)
“촛불 의제를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운동 세력들은 현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촛불집회 초기 때와 같이 노동자 대중, 촛불 대중을 포함한 새로운 직접민주주의 세력을 재집결해 맞서 싸울 것을 제안한다.” 며 지나칠 정도의(?) 원칙주의자 오세철 다운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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