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 대회

녹색세상 2008. 8. 27. 17:10
 

이 대통령 오만ㆍ독선 질타, 공개사과 촉구


범불교도대회 본행사는 상임봉행위원장인 원학스님의 봉행사로 2시25분께 시작됐다. 원학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유례가 없는 야단법석의 대법회를 갖는 것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끝내기 위한 것”이라며 “자비와 관용, 원융과 화합을 통해 종교간 평화를 지키는 것이 나아가 모든 국민의 소중한 행복을 보호하는 길이라는 신념을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은 “오늘 우리는 누구나 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자하는 국민의 절규를 철저히 외면하는 이명박 장로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모였다”며 실용 자본주의, 교육자율화, 방송장악 음모 등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과 정권의 하수인이 된 검찰과 경찰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 민주주의는 87년 6월 항쟁에서 흘린 민중의 피에서 비롯됐는데,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피와 땀으로 흘린 민주주의에 무임승차 한 뒤 난폭한 주인이 노예를 부리듯 국민을 대하며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며 “이명박 장로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저지하는데 불교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8월 27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헌법파괴ㆍ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에서 승려들이 종교차별 철폐를 기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현 스님(태고종)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장관, 공무원 모두 불교신도가 되라는 게 아니며, 교회가 무너지라고 기도하거나 목사더러 개종하라고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불교를 믿지 않는 모든 분들까지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정부의 불교차별 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승려들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10만여 불자(경찰 추산 6만)들은 “종교차별 반대한다” “이명박 정부 사과하라” “종교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회에 참석한 스님 300명은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에서 팔에 심지를 놓고 태우는 연비 의식을 올렸다.

 

김광준 성공회 신부 ‘사과와 지지’ 연대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대표해 김광준 대한성공회 신부는 연대사에서 “강경동 목사가 미국에 가서 스님이 개종해야 한다거나 불교가 있는 나라는 다 못산다고 한 발언을 대신 사과드린다”며 “강한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신부는 “여러분과 뜻을 같이 해 종교간 상생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 이런 대회가 필요 없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부가 종교차별 금지와 정교 분리를 명시한 헌법을 훼손하고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국면에 이르렀다”며 “종교와 계층, 지역적 차별의 벽을 허물고 온 국민을 화합시키고 국론을 결집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 등 종교차별 공직자 즉각 파면 및 엄중 문책, 공직자의 종교차별을 금지하는 법과 제도의 추진, 시국 관련자에 대한 국민대화합 조처 등을 요구했다.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의 종교차별과 불교 폄훼로 인해 종교평화가 깨지고 있다”며 “이번 대회는 종교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한 불교인의 실천을 알리고 불교인이 제대로 하지 못한 사회적 역할을 자각하고 참회하는 자리이며, 종교평화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인 만큼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진명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오후 4시께 끝났다. 대회를 마친 스님과 불자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세종로사거리(우)~종각사거리(좌)~조계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이명박 정부가 납득할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말처럼 저지른 자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겨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