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식 자본주의인 실용주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 자본주의’라는 게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오체투지의 기도를 올릴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등에 항의하는 범불교도대회가 열리는 27일 오전 수경 화계사 주지 스님이 장문의 성명을 발표했다. 수경 스님은 “누구나 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국민들의 절규를 철저히 외면하고, 인간적 자존감마저 짓밟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먼저 우리는, 이런 세상을 만든 공업 중생으로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 사회는 대통령 한 사람의 비뚤어진 가치관이 어떻게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는지 똑똑히 보고 있다”며 “소위 이명박식 자본주의를 표현하는 실용주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 자본주의’라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수경 스님은 “지금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주의의 성과에 무임승차한 채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독재 권력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 준 전두환ㆍ 노태우에게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현 정부를 꾸짖었다.
▲ 이명박 정부의 ‘종교차별’을 규탄하는 범불교도대회를 앞두고 26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앞마당에 신도들이 종교차별금지법 입법화를 위한 연등을 매달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검찰과 경찰이 대통령의 ‘1인 시녀’가 됐으며, 누구보다도 권력 지향적인 검찰과 경찰 수뇌부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국민에게 현상금을 거는 토끼몰이식 강경 진압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수경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과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일 수는 없다”며 “오늘 이 모임은 불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라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참회와 발원의 도량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데 불교계가 앞장을 서야 하며,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진심어린 대국민 사죄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수경 스님은 범불교도대회가 끝난 뒤, 지리산에서 계룡산을 거쳐 묘향산까지 오체투지에 나선다는 입장도 밝혔다. 성명서 말미에 수경 스님은 “오늘 이 모임 이후 더 이상 불자들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하여 오체투지의 길을 나설 것”이라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다”고 말문을 닫았다. 이명박 정부가 해답을 내 놓지 않으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결코 풀 수 없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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