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온라인 전략1-매체, ‘인터넷 직접 민주주의 실현’
하반기 진보신당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온라인 미디어 전략이다. 지지율 3% 정도의 원외정당이란 악조건으로 다른 당에 비해 언론노출의 빈도가 낮고, 이로 인해 지지율이 고착화되거나 떨어지는 현상이 구조화될 위기에 놓인 진보신당이 적극적인 온라인 전략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계획이다. 특히 웹2.0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되어 여론의 전파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던 ‘텔레비전, 신문, 라디오, 잡지’ 등 기존 4대 매체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반면 인터넷의 영향력은 매우 커지고 있어 인터넷의 선점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또 촛불정국에서 ‘칼라TV’가 보여준 힘과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의 자발성은 이런 전략 형성의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 촛불집회에 시민들의 인기를 얻어 상종가를 기록한 칼라 TV 제작현장 모습(사진=칼라 TV)
독자 방송매체 구축 대중 접촉 확대
진보신당의 핵심적인 온라인 미디어 전략은 △독자적인 미디어를 구축해 대중 접촉면을 확대 △정책, 문화 등 독자적 콘텐츠로 4대 미디어 노출빈도 증가 △각종 포털 등의 온라인 미디어 활동을 강화 △타당과 차별화된 독자 홈페이지와 매체를 통한 지속적 소통 등이다. 온라인에서 이러한 기능을 늘리기 위해선 현재 진보신당 홈페이지 방식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자체를 ‘참여와 공유라는 흐름에 맞도록 당원들의 참여를 통한 경험, 지식을 공유하는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진보신당은 홈페이지 운영방식으로 ‘올브로그’ 같은 메타블로그(블로그 집합체)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
김광배 홍보국장은 “메인페이지를 제외하고 당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기록할 수 있는 인터넷 도서관, 백과사전 같은 것들은 블로그 형태로 만들 계획이며 당직자들도 개인 블로그와 각 팀별 블로그를 만들어 홈페이지를 메타블로그 형태로 묶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당원뿐 아니라 지지자들이 개인 또는 온-오프라인 까페나 동호회 같은 집단으로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진보신당이 운영주체가 아닌 하나의 주체로 참여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하나의 당론을 만들어가는 ‘직접 민주주의’의 실험적 형태인 셈이다. 진보신당은 이 같은 전략과 동시에 당이 독자적 미디어를 통해 정책을 알리고 당원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특히 4대 미디어에서 소외된 만큼 독자 미디어 확충은 필수조건이다. 김광배 홍보국장은 “독자적 미디어 구축은 총선 전부터 고민이 되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지난 18일 당직자 워크숍을 통해 독자적 미디어의 하나로 ‘진보신당 라디오’ 개설을 확정하고 현재 준비에 돌입해 있다. 비교적 유지비용이 적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개설을 통해 당 정책을 홍보하고 <EBS>프로그램 ‘지식채널e’와 같은 5분 안쪽의 짧은 내용의 교육프로그램도 제작해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사, 이슈, 비정규직, 최저임금, 착한 소비, 광우병 등 다양한 주제들을 대표단과 진보신당 유명논객들이 직접 생방송으로 진행하면서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육자료를 구축하고 마포 ‘민중의 집’, 고양시 ‘마을학교’ 같은 지역 활동 사례 등도 방송해 각 지역별 진보신당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는 복안이다.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칼라TV’와의 관계이다. 라디오라고는 하지만 인터넷에서 ‘보이는 라디오’가 가능하도록 운영계획을 세우고 있어 <칼라TV>와의 차이점이 모호한 것이다. 게다가 현재 당원들의 자발적으로 모여 규모가 커진 <칼라TV>를 당에서 끌어안기가 어려운 사정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 진보신당과 TV 운영진이 만나 ‘칼라TV’가 독자법인으로 나가기로 의견 조율이 된 바 있어, 두 매체간의 역할조정이 더욱 필요해진 상황이다.
당 기관지는 제2창당 이후
김 국장은 “독자적 미디어를 어떻게 운영할지 집행팀의 논의를 더 거쳐야 하고 <칼라TV>도 22일부터 워크숍을 갖고 향후 역할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진보신당 라디오는 중앙당에서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위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디오는 홈페이지가 개편되는 9월 중 문을 열 계획이다. ‘칼라TV’의 조대희 PD는 "우선은 촛불이 타고 있는 동안 끝까지 함께 할 계획이며, 그 이후에는 각자 하고 싶은 프로그램들을 묶는 하나의 커뮤니티로서 운영하자는 논의도 있다"고 전했다. 조PD는 “22일 워크숍 이후 당원들과 지지자들에 열어놓고 아이디어를 받아 함께 토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보신당의 또 하나 독자적 미디어가 될 당 기관지는 제2창당 시점까지 보류한다는 계획이다. 김 국장은 “이번 워크샵에서 기관지에 대한 얘기는 일단 제2창당 이후 발행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그 이전에는 우선 웹진 형태로 당 소식을 전달할 필요성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석 같은 머리로 무장되어 유연성이 전혀 없던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불가능했던 일이 하나 둘 시작되고 있다. 인터넷의 위력을 ‘노무현 바람’이 불 때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와 몸은 80년대 처럼 수시로 되돌아 가곤했던 진보정당에 드디어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말로만 진보가 아닌 생활의 진보가 싹 트기 시작했으니 다행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몇 차례 선거에 출마하고도 개인 누리방(블로그) 하나 없고, 누리집(홈페이지)이라고 있는 것도 관리를 하지 않아 선거 때 올린 글만 남아 있는 노땅들이 제대로 적응을 할지 의문이다. 촛불정국 때 상상도 못 했던 인터넷 동호회원들이 집회에 쏟아져 나오고, 수시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불매운동ㆍ조중동 항의 전화 등 다양한 형태의 일상적인 투쟁 방식이 나타난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자연스러운 소멸로 갈 뿐임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엄청나게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자와 조직은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 하면 죽는 길 말고는 없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은 강자 만 살아남는 말이 아니란 걸 명심해야 한다. (레디앙)
'진보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보신당, KBS 앞 촛불문화제 (0) | 2008.08.24 |
---|---|
“재미있겠다, 온라인 시민의회” (0) | 2008.08.23 |
진보정당, 살려면 주부들을 포섭하라! (0) | 2008.07.11 |
다시 부는 진보신당 ‘지못미’ 바람 (0) | 2008.07.04 |
진보신당 당사 백색테러, 한나라당 배후의심 (0) | 2008.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