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스트레스 해소법

녹색세상 2008. 8. 21. 21:38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서양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수영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그런 국민영웅 박태환선수가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목적의 희생양이 되어 중국에 억류(?)되어 있다는 황당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3S(Sports, Screen, Sex)정책은 원래 정통성이 없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의 전유물이었거늘 20년이 지난 오늘 그 3S정책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걱정을 한다면 그것이 과연 억측일까요? 이명박 정부는 참 머리가 나쁜 것인지 뇌구조가 이상해서 그런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 올림픽 성과를 자신들의 위기정국의 방패로 삼으려면 경기 일정이 끝난 메달리스트들은 원래 일정대로 귀국시켰다가 촛불이 불타올랐던 이순신 동상 앞이나 세종로를 막고 ‘명박산성’을 다시 쌓던 ‘올림픽 산성’을 쌓고, 촛불을 밝히든 올림픽 횃불을 밝히든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왜 굳이 일정도 없는 선수들을 볼모로 잡고 재미없는 ‘시간 죽이기’ 종목에 출전을 시킵니까?

 

▲장미란이 16일 베이징 항공항천대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역도 75kg 이상 급 인상에서 140kg의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용상에서도 세계신기록인 186kg를 들어 합계 326kg이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오마이뉴스)


 

박태환ㆍ장미란ㆍ이용대 선수 등은 ‘시간 죽이기’ 경기에 아무런 관심도 흥미도 없을 텐데 당장 귀국시켜 자유롭게 팬들도 만나고 가족상봉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그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공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들 선수들이 4년 동안 흘린 땀방울이 이명박 대통령하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정부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스트레스를 당장 해소해 줘야 합니다. 해소법은 간단합니다. 이들에게 조속한 귀가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운동선수들에게 그토록 애정이 많다면 생색내기 이벤트 성 쇼를 그만두고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칭찬과 박수를 쳐주고 보너스도 두둑이 지급하십시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위로와 배려는 두 배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또한 정말 중요합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국가 예산은 정말 긴요한 곳에 잘 쓰여 져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지금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일이지만 이명박 정부 인수위시절 조중동의 어느 기사에서 폐지된 조중동 마라톤 지원 예산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사가 떴습니다. 국민체육 진흥공단에서 조중동 마라톤에 12년간 36억 원의 국가 예산을 불법적으로 지원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2004년도 국정감사에서 제가 그것을 지적하고 올림픽 때 국민 감동드라마를 연출한 “핸드볼 종목같은 비인기 종목에 그 예산을 돌려서 지원하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조중동 마라톤 예산은 전액 삭감했지만 비인기 종목에 대한 예산 지원은 아직도 미미한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한 2004년 ‘오마이뉴스’에 보도된 기사를 한번 보겠습니다.


▲2008베이징올림픽이 계속된 17일 베이징 공과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에서 이용대-이효정조가 인도네시아 노바 위디안토-릴리아나조의 공격을 받아 넘기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조선ㆍ중앙ㆍ동아ㆍ한국일보 등이 자사 마라톤대회를 위해 지난 12년간 모두 36억원의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체육진흥시설 지원, 체육과학연구, 청소년 육성, 서울올림픽대회 기념 등을 위해 조성·운용되는 공공기금으로 ‘혈세’나 다름없다. 정청래(마포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지난 8일 정기국회 문화관광위원회 회의에서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특정신문사 마라톤대회 편중지원 등 국민체육진흥기금의 부적절한 운영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들 신문사 마라톤대회 지원은 기금운용의 취지마저 어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체육회가 문화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보면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는 종목별 1개 대회를 지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종목 및 대회의 중요성에 따라 추가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육상의 경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서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3개 신문사 마라톤 대회에 95년부터 올해까지 매해 각 신문사별로 5000만원에서 1억원을 지원해 ‘1종목 1개 대회 지원’ 취지가 지켜지지 않았다. 또 국내에서 400여개의 마라톤대회가 개최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4곳의 신문사 마라톤대회에만 기금이 편중지원된 것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실제 대한육상경기연맹에서 공인한 마라톤대회가 18개에 이르고 있는데 특정 신문사 마라톤대회만 지원한 것은 특혜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아테네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핸드볼 종목의 2003년 기금지원은 1억 1853만원에 불과했다. 양궁이나 배드민턴의 경우는 2001년 이후 기금지원 계획이 아예 잡히질 않았다. 따라서 다른 종목과 비교한다면 기금지원 기준이 뚜렷하게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계획적으로 집행되고 있는 셈이다.(끝)



이렇게 해서 폐지된 조중동 마라톤 지원 예산을 다시 부활시켜 달라고 앞으로 조중동이 문화부에 압박하고 문화부는 다시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대한민국의 체육을 사랑한다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불법적으로 지원해 왔던 조중동 마라톤 지원 예산을 부활시키면 안 됩니다. 그 예산을 핸드볼, 양궁, 하키, 육상 등으로 쓸 수 있도록 긴급 지시해야 합니다. 금메달과 인기종목에만 눈이 멀어 이벤트성 쇼만 한다면 이명박대통령은 진정한 체육발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앞으로 조중동 마라톤 지원 예산을 부활시키는지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입니다. (다음아고라/정청래)